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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진상규명 언제쯤…연극으로 간 세월호

등록 2015-08-13 19:03

혜화동 1번지 ‘2015 기획공연, 세월호’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세월호가 거론되는 순간 숙명처럼 비켜갈 수 없었다.” 신재훈 연출은 지난 2월 있었던 ‘혜화동1번지’ 6기동인의 토론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를 비롯해 백석현, 구자혜, 김수정, 송경화, 전윤환 등 6명의 동인이 올해 기획공연의 주제를 정하려 모인 자리였다. 의견은 분분했다. “퀴어연극은 어때?” “노동자를 위한 연극을 하면 좋겠어!” “이참에 젊은 연극인들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보자!” 하지만 주제는 점차 한곳으로 모아졌다. 백석현 연출은 참사 직후를 떠올렸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안산에 분향소를 찾았을 때 학생의 영정을 봤는데,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 아, 세월호를 할 수 밖에 없구나!”

동인들이 합의한 올해의 주제는 결국 ‘세월호’였다. “세월호는 한국사회의 여러 모순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금 여기 한국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려는 연출가들로서 결코 그 핵심이 집약된 세월호를 피해갈 수 없었다.” 곧바로 ‘2015 기획공연, 세월호’ 준비는 급물살을 탔다.

6기 동인들 올해의 주제로 선정
유가족 동의뒤 초청강연 등 공부
세월호 둘러싼 다양한 시선 담아

3월23일 동인들은 경기도 안산의 경기미술관 안 세월호 합동분양소에서 유가족들을 만났다. 세월호를 주제로 공연을 올리겠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허락을 받기 위해서다. 처음에 유가족들은 미심찍어 했다. “많은 이들이 인터뷰를 요청하고 세월호를 소재로 작업을 하겠다고 찾아왔지만, 한번도 작업으로 연결되는 걸 보지 못했다.” 젊은 연극인들을 불신한다기보다 염려하는듯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흔쾌히 이들의 작업을 허락했다. “공연이 올라가는 8월은 사람들이 무척 지쳤을 때다.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감성을 되돌려 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 어머니는 “내용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는 밝은 성격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4월12일엔 대학로의 뮤지컬센터에서 첫 기획모임을 가졌다. 그럼 어떻게 만들지? 세월호의 문제은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않아 사회적으로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렇다면, 작품을 통해 세월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자. 그러려면 먼저 공부를 하자. 동인들은 창작워크숍을 통해 3번의 초청강연과 함께 안산 416기억저장소를 방문했다.

마침내 연극의 막이 올랐다. ‘2014년 4월16일에서 2015년 8월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연출동인 ‘혜화동1번지’ 6기동인이 2015 기획공연 ‘세월호’를 서울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올리고 있다. 6기 동인 신재훈, 구자혜, 송경화 등 3명이 참여하고, 5기 동인 이양구와 강량원 연출 등 6명을 초청했다.

오는 16일까지 구자혜 구성·연출의 <오늘의 4월 16일, 2015. 8>과 김태형작·이양구 연출의 <하이웨이>가 올라간다. <오늘의 4월 16일, 2015. 8>은 세월호 참사 이후말할 수도 없고, 더듬거리고, 입술을 깨무는 상황임에도, 서로 말을 거는 순간에 대해 그린 작품이다. 19~23일엔 신재훈 작·연출의 <세상이 발칵>, 정이현 작·이연주 연출의 <삼풍백화점>, 송경화 연출이 출연하는 단편영화 <짧은 하루>(백종민 각본·연출)가 이어지고, 마지막 주인 26~30일엔 고바야시 다키지 원작·강량원 연출의 <게공선>, 손상희 작·연출의 <공중의 방>이 세월호 기획공연을 마무리한다. (070)8276-0917.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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