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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상 엔더스가 탐독한 첼로의 ‘신약과 구약’

등록 2015-08-19 19:46수정 2015-08-19 21:05

윤이상 이름 딴 한국계 독일인
이달말 김선욱과 ‘베토벤’ 듀엣
새달 단독 ‘바흐 리사이틀’ 열어
한국계 독일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사진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한국계 독일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사진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그의 이름 앞에는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있다. 한국계 독일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27)는 2013년 데뷔 앨범 <미르테와 함께 장미꽃을>(소니뮤직)에도 슈만과 함께 윤이상의 음악을 담았다. 윤이상의 음악을 수록한 건 독일에서 작곡가로 활동하는 한국인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독일인 아버지는 오르가니스트이자 피아니스트다. 이상 엔더스는 스무살 때 독일 첼로주자 중 최연소로 4년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첼로 수석에 임명됐다. 당시 수석지휘자 파비오 루이지와 뒤를 이은 크리스티안 틸레만 아래에서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았다. 그 시절, 같은 악단 수석객원지휘자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예술감독과도 만났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그는 지난해 엘리아후 인발 지휘로 서울시향 콘서트 무대에도 데뷔했다.

2014년 발매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소니뮤직) 전곡 녹음은 그의 경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독창적인 장식음, 섬세한 비브라토와 더불어 바로크악기 해석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평가다. 따뜻한 소리와 깊은 울림을 표현한 그의 첼로는 ‘1720년산 조세프 갈리아노 필리우스 나폴리’다.

이상 엔더스가 동갑인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이달 말 듀오 콘서트를 갖는다. 다음달 초에는 단독으로 ‘바흐 리사이틀’을 연다. 이 연주회에서 이상 엔더스는 첼로의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잇달아 연주한다. 먼저 김선욱과 듀오 콘서트에서 선보일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첼로의 신약성서로 불린다. 바흐 리사이틀에서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2·6번은 첼로의 구약성서로 통한다. ‘바이블’로 표현될 만큼 첼로 팬들 사이에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곡이지만 동시에 연주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상 엔더스는 서울시향의 ‘아르스노바 시리즈’를 보러 갔다가 작곡가 진은숙과 김선욱을 만났다. 김선욱은 당시 버르토크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와인을 곁들여 식사를 함께 하면서, 공통 관심사인 베토벤을 얘기했다. 그리고 비슷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는 김선욱에게 듀오 연주를 함께하자고 얘기했다.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모든 첼리스트들이 잘 알고 있듯, 고전주의 시대음악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대표작이라는 것보다 더 대단한 점은 이 모든 소나타를 통해 청년 시절 베토벤의 음악과 그의 후기 음악 전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 엔더스는 “베토벤은 대단한 작곡가”라고 말한다. 만약 베토벤이 50년을 더 살았더라면 쇤베르크와 같은 현대음악을 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는 모교인 프랑크푸르트음악공연대학에서 후배들을 가르친다. “요리도 좋아하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와인을 마시고 대화하는 것도 좋아한다.” 취미는 스포츠와 독서. 영화와 미술작품 감상도 즐긴다. 풍부한 음악적 감성 뒤엔 이런 다양한 관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선욱과의 듀오콘서트는 오는 25일 저녁 7시30분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 28일 저녁 8시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29, 30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 무대에서 펼쳐진다. 이어 다음달 5일 저녁 7시30분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바흐 리사이틀’을 연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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