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둘째 이병복 씨.
박정자·손숙씨 등 후배 연극인들
‘1세대 무대미술가’ 이병복(88)씨의 구술회고록 <그래서 우리가 사는가 보다>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25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는 배우 박정자·손숙·강부자·오현경·윤석화·남궁원씨 등 연극인들이 모여 축하했다. 극단 자유 출신인 박씨와 손씨가 책에 담긴 일부 장면을 번갈아 낭독 공연해 원로 선배의 일생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와 프랑스 유학을 했으며, 1966년 극단 자유를 창단해 100여편의 작품을 공연하며 오늘날의 연극계 기반을 마련한 연극계의 큰 어른이다. 그는 연출가 김종옥씨와 극단 자유를 창단한 데 이어 69년에는 소극장 ‘카페 떼아뜨르’를 설립해 실험적 예술운동을 펼쳤다. 뒤이어 자신이 직접 만든 무릎길이의 개량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선 이씨는 “일이 좋아서 일을 만들어서 했을 뿐이다. 그 많은 일이 제게는 축복이었다. 연극은 평생 무대 뒤에서, 그 밖의 일은 그림쟁이 권옥연 그늘에서, 하늘을 등에 지고 땅에 엎드려서 흙과 더불어 지냈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분수에 없는 대접을 받으니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십대 소녀처럼 수줍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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