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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을 위한 헌사

등록 2015-09-02 19:11수정 2015-09-02 21:07

탁월한 연주자이자 훌륭한 교육자, 중국집에서 닭을 잡던 고학생, 유머 넘치는 요리사….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을 기억하는 말들이다. 그의 1주기를 맞아 동료, 후배들이 추모음악회를 마련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탁월한 연주자이자 훌륭한 교육자, 중국집에서 닭을 잡던 고학생, 유머 넘치는 요리사….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을 기억하는 말들이다. 그의 1주기를 맞아 동료, 후배들이 추모음악회를 마련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1주기 추모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1956~2014). 1985년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금메달(2등상)을 받았다. 강동석이 먼저 1976년 같은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지만,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에서 기악 분야 2위를 차지한 것은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30년이 지난 올해 임지영이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탕에는 배익환 같은 선배들의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함께 걸은 강동석(연세대 음대 교수)은 어릴 때부터 배익환과 친구였다. “그는 수많은 관현악 앨범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음반을 들으며 오케스트라 레퍼토리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항상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매 순간 감사하는 삶을 살았다. 시간이 날 때면 늘 우리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던 훌륭한 요리사인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제자 김한결의 머릿속에도 배익환의 인간적인 면모가 또렷이 새겨져 있다. “(유학 시절) 그는 밤에는 화장실 청소와 중국 식당에서 닭을 잡으며 생활비를 벌어가며, 낮에는 고등학교에 다녀야 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저명한 교수이자 연주자가 이런 과거가 있다는 것에 대해 놀랄 것입니다. 그러나 배익환 교수는 그의 삶을 비통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반추했습니다.”

그의 인간적 면모·업적 기리며
생전 이끌던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친구·제자들도 나서 무대 꾸며

동료, 선후배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위대한 예술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스승인 동시에 따뜻하고 깊은 배려를 가진 한 사람”(피아니스트 한동일)이었고 “바이올린을 공부하지만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총보를 들고 다니던 모습”(첼리스트 조영창)으로 남았다.

지난해 7월 세상을 뜬 배익환은 실내악 대중화에 앞장섰고, 교육자로 후학 양성에도 매진한 인물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때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고, 14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명교수 이반 갈라미안을 사사했다.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뒤 1986년 미국 국가예술기금 솔로연주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피바디 음대, 맨해튼 음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인디애나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겸손과 용기 그리고 사랑’으로 기억되는 배익환의 1주기를 맞아 이달 초 동료, 후배, 제자인 연주자들이 추모음악회를 연다. 먼저 고인이 생전에 이끌던 실내악단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1부 무대를 꾸민다. 2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강동석·임지영, 첼리스트 조영창·송영훈, 비올리스트 김상진, 피아니스트 김영호와 고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임성미 등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나선다.

특히 그와 이번 음악회에 참여하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모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인연이 깊다. 배익환과 강동석이 1970~80년대 그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임지영은 처음으로 우승했고, 김남윤은 임지영을 키운 한국 바이올린계의 대모인데다 그 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연주곡은 시벨리우스의 ‘현을 위한 즉흥곡 작품번호 5’, 비발디의 바이올린협주곡 8번 가단조 작품번호 3 ‘조화의 영감’, 바흐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다단조, 글리에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작품 39,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1번 나장조 작품번호 8-1악장 등이다. 오는 7일 오후 7시30분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 (031)230-3261.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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