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박물관 가족 소풍도 좋겠네

등록 2015-09-23 19:25수정 2015-09-28 09:07

[한가위]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10돌 기념전
지역별 국립박물관 다양한 상차림
‘일기일회’(一期一會)다. 평생 한번뿐인 만남을 누군가는 지나쳐버리고, 누군가는 아름다운 인연으로 피워올린다.

옛적 아시아 곳곳의 불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빚어올린 부처상들이 한가위 명절 전시장에서 일기일회의 만남을 기다린다. 25일부터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장에서 시작하는 용산 이전개관 10돌 기념 아시아고대불교조각대전이 그 자리다.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라는 제목이 붙은 이 전시는 인도에서 피어오른 불교 신앙이 장강처럼 동남아, 한·중·일로 흘러간 과정을 각 지역을 망라한 불상들의 거대한 실체로 보여주려는 초대형 기획이다.

일본 도쿄박물관이 소장해온 호류사 헌납 보물의 백미인 백제금동삼존불입상. 도판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일본 도쿄박물관이 소장해온 호류사 헌납 보물의 백미인 백제금동삼존불입상. 도판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4부로 가른 전시에는 8개 나라 25개 기관이 출품한 220여점이나 되는 불상과 불교 조각들이 나온다. 고대 아시아 불상의 극적인 변모 과정을 열지어 늘어선 다기한 불상들의 무대를 통해 볼 수 있다. 석가모니가 처음 인간으로 형상화된 인도 간다라, 마투라 지역의 초기 불상을 시작으로 인간적 도상으로 변모한 중국 불상, 실크로드 불교예술을 독창적으로 융합시킨 한반도와 일본의 불상, 독특한 지역 양식을 확립한 동남아 불상 등을 친견하게 된다. 국보 78, 83호 반가사유상이 오랜만에 나란히 앉은 자태로 등장하며, 일본 도쿄박물관이 소장해온 호류사 헌납 보물의 백미인 백제금동삼존불입상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북위시대 미륵불 입상도 처음 이 땅 관객들과 만난다. 경북 봉화에서 발견된 지 50년 만에 서울로 첫 나들이 나온 경북대 소장 석조반가사유상의 우아하고 강건한 자태를 보는 안복도 누릴 수 있다.

7월 개막 이래 최고의 전시라는 상찬을 받았던 국립경주박물관의 개관 70돌전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도 연휴 기간 쉬지 않는다. 황금문화, 능묘, 대외교류, 왕경, 불국토로 나뉘어 금관 등의 갖가지 황금 유물들과 사천왕사터, 황룡사터 등 신라고찰의 장엄유물, 석조무인상, 소조상 등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신라문화사를 한달음에 압축해 볼 수 있는 살아있는 개설서와도 같다. 다른 지역 국립박물관들도 연휴 전시가 튼실하다. 고대부터 겨레가 즐겨 먹으며 제상에 올렸던 상어(돔배기)에 얽힌 유물들을 공개한 국립대구박물관의 특별전 ‘상어, 그리고 돔배기’(12월13일까지)는 제목부터 재미있다. 백제인이 사리함이나, 칠기 등에 썼던 고대 안료의 색깔을 뜯어보며 이야기를 풀어낸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의 색’전(11월29일까지), 삼국시대 갑옷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은 국립김해박물관 ‘갑주, 전사의 상징’전(11월29일까지) 등도 놓치기 아깝다.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은 근현대기 서울 남산과 신림동 고시촌의 변천사를 담은 전시를 꾸렸다. ‘신림동 청춘-고시촌의 일상’전(11월8일까지)은 서울대 관악교정 조성으로 시작된 부근 고시촌 역사와 고시생의 일상 등을 생활사 자료들과 엮었다. 광복 70돌 기획전 ‘남산의 힘’(11월1일까지)은 근대 이래 외세와 독재권력에 의해 훼손된 남산 공간의 수난사를 다양한 사진과 사료들로 일러준다. 한, 위진남북조 시대 중국 도성의 역사와 도성터에서 나온 인간미 물씬한 유물들로 채워진 한성백제박물관의 ‘중국 고대 도성문물전’(12월6일까지)과 마한, 백제와 가야의 교류사를 토기 등의 유물들로 처음 재구성한 부산복천박물관의 ‘가야와 마한·백제, 1500년 만의 만남’전(11월29일까지)에도 눈길을 줄 만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