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로엔그린>. 사진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축제 ‘로엔그린’ 초연
비스바덴주립극장 주역 그대로
비스바덴주립극장 주역 그대로
‘결혼행진곡’으로 유명한 오페라 <로엔그린>이 사실상 국내 초연된다. 1976년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어로 올렸지만, 독일어 공연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독일 서부 헤센주 비스바덴주립극장의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주역들을 그대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로 옮겨온다. 제13회 대구오페라축제(10월8일~11월17일) 초청작으로 메인공연이다.
<로엔그린>의 대본을 쓰고 작곡한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베르디와 함께 오페라의 양대 작곡가로 손꼽히지만, 한국에선 좀체 그의 작품을 만나보기 힘들다. <로엔그린>은 기사 로엔그린의 전설에 ‘결혼행진곡’ 등 낭만적인 음악을 입혀 애호가층이 두텁다. 백조를 타고 나타난 기사와 결혼한 여인은 신혼 첫날 ‘내 이름과 출신을 묻지 말아달라’는 기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파혼을 맞는다.
“음악은 시종 신비로우며 오케스트라에 의한 3개의 전주곡은 이후 전개될 극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주연과 조연들의 2중창은 매우 강렬하다. 후기 악극(Musikdrama)으로 나아가는 바그너의 작곡 기법 변화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서정원 지음 <바그너의 이해>, 살림, 2015)
비스바덴주립극장은 1000여석 객석에서 연 100회 안팎의 오페라를 올리는 독일 정상급 극장 중 하나다. 인구 27만명에 견줘 제작능력과 관객 동원력도 놀라운 수준이다. 47살의 졸트 허머르가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이 대작 오페라를 요리한다. 허머르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였던 예후디 메뉴인이 “내가 본 가장 역동적이고 정확하고 지적인 젊은 지휘자”라고 극찬한 인물이다. 공연은 10월15일 저녁 7시와 17일 오후 3시.
올해 대구오페라축제는 ‘치명적 사랑’(Amore Mortale)을 주제로 내걸었다. 개막을 알리는 음악은 주세페 베르디(1813~1901) 작곡의 웅장한 ‘개선행진곡’이다.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 중 가장 유명한 합창곡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이 작품은 고대 이집트의 라다메스 장군과 포로인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특히 ‘개선행진곡’을 비롯한 화려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대규모 합창, 현란한 무용, 거대한 무대장치 등 수많은 볼거리를 자랑한다. 10월8일과 9일 저녁 7시30분, 10일 오후 3시.
이 외에도 메인공연은 풍성하다. 영남오페라단의 <리골레토>(10월21, 23일 저녁 7시30분), 국립오페라단의 <진주조개잡이>(10월30일 저녁 7시30분, 31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광복 70주년 창작오페라 <가락국기>(11월6일 저녁 7시30분, 7일 오후 3시) 등이다. 축제의 예고편인 ‘미리 보는 오페라축제’도 1일 저녁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053)666-6023.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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