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삼 작가의 ‘하재완을 넘어’, 성효숙 작가의 ‘어머니의 음악’
오늘 이한열기념관 특별기획전 개막
젊은 작가 6명 개성살린 초상그림전
젊은 작가 6명 개성살린 초상그림전
하재완, 김경숙, 안치웅, 노수석, 이지현, 김주영. 1970~200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산화한 여섯 희생자를 형상화한 미술작품들이 한자리에 나온다.
서울 신촌로 이한열기념관에서 7일부터 시작하는 기획특별전 <보고 싶은 얼굴>(11월30일까지)은 여섯명의 중견·소장작가가 여섯 희생자를 주제로 각기 개성을 살려 작업한 여러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1975년 인혁당 조작 사건으로 사형당한 하재완의 초상과 수의를 목탄 드로잉의 극사실적 필치로 묘사한 이재삼 작가의 ‘하재완을 넘어’, 79년 신민당사에서 농성하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추락해 숨진 와이에이치(YH) 여성노동자 김경숙을 혹고니를 안은 모습으로 그린 성효숙 작가의 ‘어머니의 음악’이 눈길을 붙잡는다. 강영민 작가는 88년 행방불명된 학생운동가 안치웅의 사진을 현상수배 포스터 안에 합성한 작품 ‘원티드’를, 이버들이 작가는 96년 거리 시위 중 강경 진압으로 희생된 대학생 노수석의 사진과 고인이 생전 좋아한 산야의 풍경을 엮은 프린트 작업을 내놓았다. 2012년 재능교육 노조에서 활동하다 암투병중 숨진 이지현은 꽃삽·종이상자·웨딩 소품 등을 엮은 장유진 작가의 설치조형물로, 같은 해 화재로 집에서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장애인 인권운동가 김주영은 고인의 마지막 하루 동선을 지도에 표시한 박정혁 작가의 단채널 애니메이션으로 되살아났다.
전시에는 다양한 작품들과 더불어 하재완의 수의, 김경숙의 일기장 (사본), 안치웅의 항소이유서 같은 고인의 유품들도 처음 공개된다. 28일엔 오후 7시부터 김근태기념치유선터 소장의 ‘기억과 치유’ 특별강연과 참여작가들의 이야기마당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02)325-7216.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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