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정호윤·오미선 연습현장
“튀기보단 받쳐주려 노력” “온종일 연습해도 행복해”
15~18일 성남아트센터 10돌 기념공연
“튀기보단 받쳐주려 노력” “온종일 연습해도 행복해”
15~18일 성남아트센터 10돌 기념공연
“정호윤씨가 진짜 알프레도처럼 연기하니까 호흡이 착착 달라붙어요. 메모리 폼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입니다.”(소프라노 오미선)
“상대방의 호흡을 잘 받쳐주는 거죠. 저는 쉬는 시간에 합창단원들과 얘기해요. 합창단의 도움이 있는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은 천지 차이입니다.”(테너 정호윤)
정호윤
“알프레도 맡은 테너는 보조 역할
소프라노 빛나면 테너도 더 드러나” 오미선 “한 남자에 다 바치는 비올레타
저도 그런 사랑 좋아해 공감”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하우스(빈 슈타츠오퍼) 전속가수를 맡는 등 세계 오페라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정호윤이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 역으로 출연한다. 프랑스 파리 환락가의 최고 매춘부인 비올레타 역에는 2003~2007년 국립오페라단 상근 솔리스트를 지낸 오미선이 맡았다. 비올레타 역은 세계적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알프레도 역에는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중인 테너 박성규가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 이번 주 공연을 앞두고 지난 7일 성남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오미선과 정호윤을 만났다. 여주인공을 맡은 오미선은 먼저 배역부터 설명했다. “매춘부였지만 알프레도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잖아요. 그 전엔 남자들의 도구에 불과했지만, 한 남자를 위해 아낌없이 다 바치는 인물이에요. 저도 그런 사랑을 좋아해 공감이 됩니다”라고 운을 뗐다. “비올레타는 모든 소프라노의 로망이죠. 1막에선 콜로라투라(기교)적인 부분도 소화하면서, 중후한 소리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2막 알프레도의 아버지인 제르몽에게 호소하는 부분에선 아주 강력한 표현이 나와야 해요.” 비올레타는 천한 일을 함에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알프레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수모를 당하면서도 그 사랑을 지키는 인물이다. 비올레타의 상대역 알프레도를 맡은 정호윤은 ‘받쳐주는 역할’을 강조했다. “알프레도는 테너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배역은 아닙니다. 소프라노를 돋보이게 하면 할수록 테너의 존재감도 더 드러납니다. 예전엔 튀어보려는 생각도 했지만, 이젠 보조 역할에 충실하지요.” 그래서 알프레도를 어떻게 표현할지 늘 고민한다. “내성적인지, 속에 불이 있지만 그걸 억누르는 사람인지, 부끄럼을 타는지, 부끄러운 척하는 능구렁인지를 제가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정호윤은 연출이 요구하는 캐릭터를 존중한다. ‘여러 알프레도’를 소화할 수 있으면 유럽 오페라 무대 주역 가수로서 큰 밑천이 되기 때문이다. “(연출의 방향이) 트러디셔널이든 모던이든, 새로운 걸 시켜주는 게 재미있습니다. 하하하.” 오미선은 요즘 무척 행복하다. 국립오페라단에서 2006년 비올레타를 처음 맡았을 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침 9시부터 발성, 악보 읽기, 딕션(외국어 발음), 연기, 요가 등 온종일 연습했어요. 요즘 다시 그런 맹렬한 연습을 하니까 너무 행복해지네요. 호호호.” 정호윤에게도 이번 <라트라비아타> 무대는 특별하다. 2004년 독일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에서 알프레도 역을 맡은 뒤, 2006년 빈 슈타츠오퍼에서 알프레도로 출연했다. “빈에는 옛 의상이나 소품이 그대로 있었는데, 제가 호세 카레라스와 발 크기가 똑같았어요. 그의 사인이 적힌 신을 신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는 내년 3월 영국 런던 로얄오페라의 코벤트 가든 무대에도 알프레도 역으로 선다. 오미선과 정호윤은 연습을 함께했지만, 실제 무대에선 비올레타-알프레도 짝이 각각 이리나 룽구-정호윤(15, 17일), 오미선-박성규(16, 18일)로 오른다. 지휘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 연출 장영아. 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31)783-8000. 글·사진/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소프라노 빛나면 테너도 더 드러나” 오미선 “한 남자에 다 바치는 비올레타
저도 그런 사랑 좋아해 공감”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하우스(빈 슈타츠오퍼) 전속가수를 맡는 등 세계 오페라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정호윤이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 역으로 출연한다. 프랑스 파리 환락가의 최고 매춘부인 비올레타 역에는 2003~2007년 국립오페라단 상근 솔리스트를 지낸 오미선이 맡았다. 비올레타 역은 세계적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알프레도 역에는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중인 테너 박성규가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 이번 주 공연을 앞두고 지난 7일 성남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오미선과 정호윤을 만났다. 여주인공을 맡은 오미선은 먼저 배역부터 설명했다. “매춘부였지만 알프레도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잖아요. 그 전엔 남자들의 도구에 불과했지만, 한 남자를 위해 아낌없이 다 바치는 인물이에요. 저도 그런 사랑을 좋아해 공감이 됩니다”라고 운을 뗐다. “비올레타는 모든 소프라노의 로망이죠. 1막에선 콜로라투라(기교)적인 부분도 소화하면서, 중후한 소리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2막 알프레도의 아버지인 제르몽에게 호소하는 부분에선 아주 강력한 표현이 나와야 해요.” 비올레타는 천한 일을 함에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알프레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수모를 당하면서도 그 사랑을 지키는 인물이다. 비올레타의 상대역 알프레도를 맡은 정호윤은 ‘받쳐주는 역할’을 강조했다. “알프레도는 테너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배역은 아닙니다. 소프라노를 돋보이게 하면 할수록 테너의 존재감도 더 드러납니다. 예전엔 튀어보려는 생각도 했지만, 이젠 보조 역할에 충실하지요.” 그래서 알프레도를 어떻게 표현할지 늘 고민한다. “내성적인지, 속에 불이 있지만 그걸 억누르는 사람인지, 부끄럼을 타는지, 부끄러운 척하는 능구렁인지를 제가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정호윤은 연출이 요구하는 캐릭터를 존중한다. ‘여러 알프레도’를 소화할 수 있으면 유럽 오페라 무대 주역 가수로서 큰 밑천이 되기 때문이다. “(연출의 방향이) 트러디셔널이든 모던이든, 새로운 걸 시켜주는 게 재미있습니다. 하하하.” 오미선은 요즘 무척 행복하다. 국립오페라단에서 2006년 비올레타를 처음 맡았을 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침 9시부터 발성, 악보 읽기, 딕션(외국어 발음), 연기, 요가 등 온종일 연습했어요. 요즘 다시 그런 맹렬한 연습을 하니까 너무 행복해지네요. 호호호.” 정호윤에게도 이번 <라트라비아타> 무대는 특별하다. 2004년 독일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에서 알프레도 역을 맡은 뒤, 2006년 빈 슈타츠오퍼에서 알프레도로 출연했다. “빈에는 옛 의상이나 소품이 그대로 있었는데, 제가 호세 카레라스와 발 크기가 똑같았어요. 그의 사인이 적힌 신을 신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는 내년 3월 영국 런던 로얄오페라의 코벤트 가든 무대에도 알프레도 역으로 선다. 오미선과 정호윤은 연습을 함께했지만, 실제 무대에선 비올레타-알프레도 짝이 각각 이리나 룽구-정호윤(15, 17일), 오미선-박성규(16, 18일)로 오른다. 지휘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 연출 장영아. 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31)783-8000. 글·사진/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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