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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38번의 아라베스크…과연 ‘블록버스터급’

등록 2015-10-20 20:50

‘라 바야데르’.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라 바야데르’.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인도 무희 사랑 그린 고전발레
3막 32명 ‘망령들의 군무’ 압권
대형 코끼리 등 볼거리도 풍성
32명의 발레리나가 경사진 언덕을 내려오며 펼치는 38번의 아라베스크. 한 다리로 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채 다른 다리는 뒤로 뻗은 뒤 양팔을 넓게 벌리는 아름다운 동작이다. 경사면 아라베스크는 평지에서보다 몇 배 더 힘들다. 앞사람이 한 걸음 내딛고 아라베스크 동작을 하면 다음 사람이 등장해 같은 동작을 보여준다. 32명 발레리나 모두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 3막의 한 장면으로, 많은 이들이 압권으로 평가하는 그 유명한 ‘망령들의 군무’다. 희푸른 달빛 아래 순백의 발레리나의 춤은 시리도록 창백해 더욱 고혹적이다. 이어 경쾌해진 선율에 따라 64개의 토슈즈가 바닥을 찍고 용수철처럼 튀어오른다. 중력을 이겨낸 튀튀(발레용 흰색 겹치마)가 허공에 나풀댄다.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와 함께 ‘발레 블랑’(백색 발레)을 대표하는 이 작품의 백미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이달 말 ‘블록버스터 발레’인 <라 바야데르>를 5년 만에 올린다. 32명 망령의 군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지젤>의 명장면인 24명 윌리(결혼을 앞두고 죽은 처녀의 영혼)의 군무를 떠올리게 한다. 희푸른 달빛 아래에서 순백의 윌리가 펼치는 명품 군무는 애잔함과 황홀감을 동시에 안겨줬다.

<라 바야데르>는 187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극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국내에선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15주년이던 1999년 초연했다.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로, 신비로운 인도 황금제국이 배경이다. 이곳에 사원의 무희 니키아, 권력과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무희에게서 전사를 빼앗으려는 공주 감자티 등이 등장한다. 전체 3막 5장 동안 150여명과 대형 코끼리 등이 등장해 블록버스터급 볼거리를 선사한다.

클래식 발레 중에서도 드라마가 강한 작품으로 1막, 2막, 3막이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여주인공 니키아는 1막에선 사랑에 취한 무희, 2막에서는 배신한 연인 앞에서 죽음을 맞는 비련의 여인, 3막에서는 죽은 영혼이 되어 영원한 사랑을 지키는 신비한 망령으로 변신한다.

1막에서 주목할 춤은 니키아와 솔로르의 2인무다. 2막에선 키 2m, 무게 200kg, 코 길이 1m의 대형 코끼리가 등장한다. 결혼 축하연에는 부채춤, 물동이 춤, 앵무새 춤, 전사들의 북춤, 황금 신상의 춤이 이어진다. 하지만 2막에서 가장 돋보이는 춤은 배신의 절망감을 애절한 선율에 담아내는 니키아의 독무다. 이어 3막에선 32명의 망령의 군무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서 단연 눈에 띄는 점은 실제 부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이다. 발레단의 간판스타 황혜민-엄재용,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부부는 니키아와 솔로르 역을 ‘실감 나게’ 선보인다. 특히 수석무용수 강미선은 니키아와 감자티 공주를 넘나들며 극적인 연기를 펼친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저녁 7시, 일요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70)7124-1737.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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