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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음악은 영원히 살아있기에, 과거의 음악이란 없어요”

등록 2015-10-26 20:48

에벤 콰르텟.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에벤 콰르텟.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29일 내한공연’ 에벤 콰르텟 인터뷰

“어느 때고 재즈 밴드로 변모할 수 있는 현악사중주단.”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앨런 코진)

클래식과 대중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해온 현악사중주단 에벤 콰르텟이 오는 29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역시나 공연의 1부는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 등 정통 클래식으로, 2부는 스탠더드 재즈곡들과 즉흥 연주로 꾸며진다. 이들을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모차르트에서 스탠더드 재즈로
장르·시대 오가는 현악4중주단
편곡작업도 멤버끼리 직접 해
“각자의 영감 조율하며 진화”

에벤 콰르텟이 양수겸장이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다고 했다. 멤버들은 클래식 음악 연주자인 동시에 개인적으로 재즈, 탱고, 팝 음악의 애호가였다. 각자의 취향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대중음악을 앙코르로 선곡하기 시작했다. 청중의 반응이 뜨거웠다.

“어느 날 깨달았지요. 클래식 이외의 곡들로도 우리가 하나의 완전한 음악회를 꾸릴 수 있겠다는 것을요. 그러다 백 퍼센트 확신을 갖게 됐어요. 우리가 똑같은 열정을 지니고 청중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에벤 콰르텟에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뿐 아니라 특정 시대음악에 대한 천착도 없다. “과거의 음악이란 없다”며 “음악은 어느 시대에 만들어졌든 영원히 살아있기 때문에, 모든 음악은 현대음악이다”라고 말한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편곡이 필수적이다. 이들은 시간집약적인 편곡 작업도 직접 해낸다.

“악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결정하고, 멤버 각자의 영감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획득합니다. 이렇게 도달한 상호이해는 다른 차원으로 진화할 수 있게 해주죠.”

에벤 콰르텟의 순항 비결은 첫째도 둘째도 연습이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새로움을 실현해나간다. 창단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은 하루 평균 3~4시간, 공연이 없는 날엔 6~7시간씩 합주하는 연습벌레다. 이야말로 자부심의 원천이다. 과거 콩쿠르 출전 당시에는 하루에 10시간씩 합주하고도 모자라, 단 8개의 음표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2~3시간의 개인 연습을 더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지독하다 싶은 적도 있었지만, 연습의 결과는 결코 그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2003년 9월, 보르도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지 불과 두 달 뒤에, 북독일에서 3주간 열리는 아카데미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스승이신 에베르하르트 펠츠(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교수)로부터 지도받고 연습하는 데에 하루 10시간씩을 보냈죠. 버르토크 현악사중주곡 3번의 화성적 언어를 탐구하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던 그 시간이 우리에겐 가장 결정적인 음악적 경험으로 남았어요.”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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