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생황 연주자 우웨이. 사진 서울시향 제공
세계적인 생황 연주자 우웨이
서울시향 ‘아르스 노바’ 무대에
서울시향 ‘아르스 노바’ 무대에
“신비로운 소리의 생황은 다양한 악기들과 어울릴 수 있다. 오케스트라처럼 대규모 관현악단뿐 아니라 트리오 같은 소규모 앙상블과도 잘 맞는다. 30년 전 이미 내 스승이 37관 생황을 썼고, 지금은 음량과 연주의 폭도 커져 현대음악을 연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생황 연주자 우웨이(45)는 자신의 악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4천년 전 악기인 생황에 현대의 숨결을 불어넣는 연주자다.
생황은 가느다란 대나무관 여러 개를 통에 박고 통 가운데 구멍으로 입김을 불어넣어 연주한다. 중국에서 한반도로 전해져 양국에서 각각 다른 악기로 발전했다. 상원사 동종에는 이 악기가 공후와 함께 새겨져 있다. 생황은 동양 악기 중 유일한 화음 악기다. 반음계를 쓰기 때문에 서양 악기와 협연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은 우웨이의 연주를 듣고 오케스트라와 생황을 위한 협주곡 ‘슈’를 작곡했다. 이 곡은 우웨이가 2009년 도쿄에서 초연했다. 진은숙이 동양 악기를 위해 만든 첫 작품이다. 우웨이는 오는 30일 서울에서 핀란드 작곡가 유카 티엔수의 생황 협주곡 ‘터톤’(Teoton)’을 세계 초연한다. 진은숙이 예술감독을 맡아 현대음악을 엄선해 올리는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 무대다. 지난 27일 우웨이를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났다.
동양악기 중 유일한 화음악기
반음계 써 서양악기와 협연 가능
핀란드 작곡가 협주곡 세계 초연 2009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와 이번에 초연하는 티엔수의 생황 협주곡까지, 현대작곡가들은 마치 우웨이라는 연주자를 위해 생황 작품을 만드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진은숙도 “우웨이의 생황은 미묘한 하모니를 지닌 매력적인 악기로, 서양 음악 작곡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우웨이가 참여한 ‘진은숙 3개의 협주곡’은 올해 3월 ‘국제클래식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우웨이는 진은숙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은숙의 곡을 연주하는 것은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지난해 8월 (세계적 음악축제인) 영국 ‘비비시 프롬스’에서 7000명 앞에서 연주할 때 너무 행복했다.” 우웨이는 이번에 연주할 곡에 대해 설명했다. “티엔수는 매우 진지한 작곡가다. 초연을 부탁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오늘(27일) 처음으로 리허설을 해보니,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만 유머가 넘치고 시적이다. 또 연주자에게 카덴자(기교를 뽐내는 솔로 연주)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놨다.” 하지만 현대음악 작곡가들에겐 37관 생황을 이해하는 것 자체부터 힘들고 도전적인 일이다. “심지어 중국 작곡가에게도 이 악기는 매우 어렵다. 작곡가들은 악기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나와 자주 접촉한다. 이번에도 티엔수를 만나러 헬싱키를 여러 번 왔다갔다했다. 즉 협업을 통해 곡이 나오게 됐다.” 어릴 때 얼후를 연주했던 우웨이는 생황의 현대화에 열심이다. “연주 기법과 키 등을 업그레이드시키려고 노력하고, 테너 생황, 베이스 생황 등을 통해 앙상블도 만들고, 재즈 등 여러 분야로 다양하게 연주하고 있다. 이제 중국 악기가 아니라 다른 악기들처럼 다기능 악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네덜란드에선 이미 이국의 악기가 아니라 ‘스탠더드 악기’로 인정되고 있다.” 이번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 공연에선 우웨이 말고도 풍성한 연주가 마련된다. 베베른의 ‘여섯 개의 오케스트라 소품’을 한국 초연하고, 작곡가 힐보리의 관현악곡 ‘열한 개의 문’ 등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주한다. 1588-121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반음계 써 서양악기와 협연 가능
핀란드 작곡가 협주곡 세계 초연 2009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와 이번에 초연하는 티엔수의 생황 협주곡까지, 현대작곡가들은 마치 우웨이라는 연주자를 위해 생황 작품을 만드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진은숙도 “우웨이의 생황은 미묘한 하모니를 지닌 매력적인 악기로, 서양 음악 작곡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우웨이가 참여한 ‘진은숙 3개의 협주곡’은 올해 3월 ‘국제클래식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우웨이는 진은숙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은숙의 곡을 연주하는 것은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지난해 8월 (세계적 음악축제인) 영국 ‘비비시 프롬스’에서 7000명 앞에서 연주할 때 너무 행복했다.” 우웨이는 이번에 연주할 곡에 대해 설명했다. “티엔수는 매우 진지한 작곡가다. 초연을 부탁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오늘(27일) 처음으로 리허설을 해보니,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만 유머가 넘치고 시적이다. 또 연주자에게 카덴자(기교를 뽐내는 솔로 연주)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놨다.” 하지만 현대음악 작곡가들에겐 37관 생황을 이해하는 것 자체부터 힘들고 도전적인 일이다. “심지어 중국 작곡가에게도 이 악기는 매우 어렵다. 작곡가들은 악기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나와 자주 접촉한다. 이번에도 티엔수를 만나러 헬싱키를 여러 번 왔다갔다했다. 즉 협업을 통해 곡이 나오게 됐다.” 어릴 때 얼후를 연주했던 우웨이는 생황의 현대화에 열심이다. “연주 기법과 키 등을 업그레이드시키려고 노력하고, 테너 생황, 베이스 생황 등을 통해 앙상블도 만들고, 재즈 등 여러 분야로 다양하게 연주하고 있다. 이제 중국 악기가 아니라 다른 악기들처럼 다기능 악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네덜란드에선 이미 이국의 악기가 아니라 ‘스탠더드 악기’로 인정되고 있다.” 이번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 공연에선 우웨이 말고도 풍성한 연주가 마련된다. 베베른의 ‘여섯 개의 오케스트라 소품’을 한국 초연하고, 작곡가 힐보리의 관현악곡 ‘열한 개의 문’ 등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주한다. 1588-121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