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급 3곳 이달 징검다리 공연
깊어가는 가을밤,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3개 오케스트라가 3색 개성의 화음을 선사한다. 1548년 창단해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금융의 중심지답게 유연성과 다양성을 자랑하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독일 전통 사운드의 수호자 뮌헨 필하모닉이다. 오는 19, 21,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하루 걸러 오르는 징검다리 콘서트다.
19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정명훈 지휘로 베토벤 ‘영웅’ 공연 21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말러교향곡 1번…김혜진과 협연도 ‘대미 장식’ 23일 뮌헨 필하모닉
백건우와 베토벤 ‘황제’ 들려줘 드레스덴은 독일 동북부, 프랑크푸르트는 중부, 뮌헨은 남부를 대표하는 도시다. 창단 주체에 따라 드레스덴은 국립, 프랑크푸르트는 방송, 뮌헨은 시립이라는 차이도 뚜렷하다. 지휘자들도 흥미롭다. 드레스덴은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프랑크푸르트는 차세대 거장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 뮌헨은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다. 이쯤 되면 3색 개성을 기대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19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이 악단은 ‘살아있는 서양음악사’로 불린다.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와 리하르트 바그너에 이어 20세기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67년간 음악감독을 맡았다. 2012년부터 독일 정신의 계승자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수석지휘자로 취임해 467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독일 레퍼토리에 맞는 굵은 소리와 깊고 따뜻한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내가 생각하는 독일 사운드를 내는 유일한 악단이다. 특히 현의 소리가 기막히게 좋은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의 극찬이다. 그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2005년 미국 순회연주, 2006년 아시아 순회연주에 동행했다. 2012~13 시즌부터 악단이 처음 마련한 수석 객원지휘자에 오르면서 정기 연주회, 오페라, 순회연주를 함께했다. 이 악단과 정명훈은 올해 5월말과 6월초 오페라극장 드레스덴 젬퍼오퍼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말러 교향곡 4번과 베토벤 교향곡 2번을 연주했다. 이번 내한공연 연주곡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베토벤 교향곡 2번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다. 이어 21일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이 바통을 넘겨받는다. 30대 젊은 선장 오로스코에스트라다와 함께 하는 3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은 1980~90년대 말러 전집 공연을 이끈 명장 엘리아후 인발과 2000년대 이후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로 명성을 쌓은 파보 예르비의 아성을 뒤로하고, 콜롬비아 출신의 지휘자 오로스코에스트라다에게 악단의 미래를 맡겼다. 남미 출신의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 엘에이(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시킨다. 1977년생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빈 국립음대를 거쳐 빈 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역임하면서 일찍부터 빈 필의 눈에 들었다. 2014~15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미국 휴스턴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직을 시작으로 2015~16 시즌에는 런던 필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 팬과 만날 메인 레퍼토리는 말러 교향곡 1번이다. 2005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17살 최연소로 3위에 오른 피아니스트 김혜진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23일은 거장 게르기예프를 만나는 날이다. 그는 독일 전통의 사운드를 묵묵히 지키는 뮌헨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는다. 이 악단은 1997년 주빈 메타, 2007년 크리스티안 틸레만, 2013년 로린 마젤 지휘로 내한공연을 했다. 게르기예프는 곧 러시아 클래식의 현재다. 그는 뮌헨 필과의 한국 여행에서 자신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지휘한다. 2000년 발매한 러시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녹음을 먼저 들어본다면 악단에 따라 달라지는 게르기예프 관현악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은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다.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다. 1995년 서울시향 협연과 이듬해 지역 공연장에서 큰 소문 없이 ‘황제’를 연주한 그는 그동안 무수한 협연 기회에서 ‘황제’를 아껴 놓았다. 최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탐구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드레스덴 필과 베토벤 협주곡 3, 4번을 연주한 데 이어 게르기예프의 뮌헨 필과 ‘황제’로 베토벤 협주곡 연구의 여정을 마감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정명훈 지휘로 베토벤 ‘영웅’ 공연 21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말러교향곡 1번…김혜진과 협연도 ‘대미 장식’ 23일 뮌헨 필하모닉
백건우와 베토벤 ‘황제’ 들려줘 드레스덴은 독일 동북부, 프랑크푸르트는 중부, 뮌헨은 남부를 대표하는 도시다. 창단 주체에 따라 드레스덴은 국립, 프랑크푸르트는 방송, 뮌헨은 시립이라는 차이도 뚜렷하다. 지휘자들도 흥미롭다. 드레스덴은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프랑크푸르트는 차세대 거장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 뮌헨은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다. 이쯤 되면 3색 개성을 기대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19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이 악단은 ‘살아있는 서양음악사’로 불린다.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와 리하르트 바그너에 이어 20세기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67년간 음악감독을 맡았다. 2012년부터 독일 정신의 계승자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수석지휘자로 취임해 467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독일 레퍼토리에 맞는 굵은 소리와 깊고 따뜻한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내가 생각하는 독일 사운드를 내는 유일한 악단이다. 특히 현의 소리가 기막히게 좋은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의 극찬이다. 그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2005년 미국 순회연주, 2006년 아시아 순회연주에 동행했다. 2012~13 시즌부터 악단이 처음 마련한 수석 객원지휘자에 오르면서 정기 연주회, 오페라, 순회연주를 함께했다. 이 악단과 정명훈은 올해 5월말과 6월초 오페라극장 드레스덴 젬퍼오퍼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말러 교향곡 4번과 베토벤 교향곡 2번을 연주했다. 이번 내한공연 연주곡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베토벤 교향곡 2번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다. 이어 21일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이 바통을 넘겨받는다. 30대 젊은 선장 오로스코에스트라다와 함께 하는 3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은 1980~90년대 말러 전집 공연을 이끈 명장 엘리아후 인발과 2000년대 이후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로 명성을 쌓은 파보 예르비의 아성을 뒤로하고, 콜롬비아 출신의 지휘자 오로스코에스트라다에게 악단의 미래를 맡겼다. 남미 출신의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 엘에이(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시킨다. 1977년생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빈 국립음대를 거쳐 빈 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역임하면서 일찍부터 빈 필의 눈에 들었다. 2014~15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미국 휴스턴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직을 시작으로 2015~16 시즌에는 런던 필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 팬과 만날 메인 레퍼토리는 말러 교향곡 1번이다. 2005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17살 최연소로 3위에 오른 피아니스트 김혜진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23일은 거장 게르기예프를 만나는 날이다. 그는 독일 전통의 사운드를 묵묵히 지키는 뮌헨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는다. 이 악단은 1997년 주빈 메타, 2007년 크리스티안 틸레만, 2013년 로린 마젤 지휘로 내한공연을 했다. 게르기예프는 곧 러시아 클래식의 현재다. 그는 뮌헨 필과의 한국 여행에서 자신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지휘한다. 2000년 발매한 러시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녹음을 먼저 들어본다면 악단에 따라 달라지는 게르기예프 관현악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은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다.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다. 1995년 서울시향 협연과 이듬해 지역 공연장에서 큰 소문 없이 ‘황제’를 연주한 그는 그동안 무수한 협연 기회에서 ‘황제’를 아껴 놓았다. 최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탐구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드레스덴 필과 베토벤 협주곡 3, 4번을 연주한 데 이어 게르기예프의 뮌헨 필과 ‘황제’로 베토벤 협주곡 연구의 여정을 마감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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