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무용집단 ‘무버’ 공연도 취소
‘박근형 연출 배제’ 항의 차원인듯
‘박근형 연출 배제’ 항의 차원인듯
이번엔 차진엽 안무가가 포함된 협업팀과 남현우가 포함된 무용집단이 국립국악원 공연에 줄줄이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연극을 올렸던 박근형 연출의 공연을 배제하면서 촉발된 ‘국립국악원 검열’ 사태가 확산되는 추세다.
12일 국립국악원의 말을 종합하면, 이 두 팀은 13일과 20일로 예정된 공연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국립국악원은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에 박근형 연출이 맡은 연극 부분을 뺄 것을 요구해 공연이 취소됐다. 이어 정영두 안무가가 이에 항의하면서 출연을 거부해 또 다른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애초 13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금요공감의 <여향> 공연에선 차진엽 안무가, 심은용 거문고 연주자, 권송희 소리꾼이 협업 작품을 올리기로 했었다. 김서령 전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예술감독은 “국립국악원이 박근형 연출이 올리려던 <소월산천> 공연취소 이유로 들었던 음향문제 등 사항이 <여향> 공연에도 모두 해당돼, 이들이 자신들의 공연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민 끝에 공연취소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전 예술감독은 지난달 30일 국립국악원의 ‘박근형 연극 배제’에 대해 “국악원이 예술감독의 책임과 권한을 무시했다”며 반발 사퇴했다. 김서령씨는 “국악원 쪽이 갑작스럽게 공연의 취소 또는 앙상블 시나위의 단독 공연을 통보해왔으나 예술감독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차진엽·권송희·심은용씨의 공연 취소에 이어 20일 금요공감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무용집단 무버(mover)도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무버는 안은미무용단 남현우 대표와 김설진씨가 공동대표인 팀이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남 대표가 ‘공연 주제가 권리를 강조하는 내용인데 검열 논란이 벌어지는 국악원에서 공연하는 게 맞지 않다’며 취소했다”고 말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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