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림 작가의 신작 ‘몽유병자들_맹점의 위치’.
차혜림 작가 화폭 위 헝가리 여행기
차혜림 작가는 이야기들을 모아 그림을 그린다. 자기 주변의 사물, 물질 등의 이미지들을 수집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들이 다시 다기한 이미지들을 이루는 연쇄적인 작업이 작가만의 개성적 세계를 빚어내곤 한다. 그런 작가에게 가장 좋은 작업의 영감과 소재는 바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일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갤러리 마크에서 열리고 있는 차 작가의 신작전은 지난 연말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근교 소도시 여행에서 얻은 이야기와 이미지를 화폭에 풀어낸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가 꿈꿨던 부다페스트의 샤먼(무당)과의 만남, 수의학과 학생들과의 이야기, 현지 열차 속에서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그때의 풍경, 헝가리의 신화적 인물들에 대한 여러 기억들이 뚜렷한 맥락없이 얽혀 화면에 녹아든다. 얼핏 의미 없는 잡다한 외국 이미지를 뒤섞은 풍경 같지만, 작가 나름의 인식과 감각으로 재조합돼 관객에게도 나름의 연상을 권하는 풍경이란 점에서 환상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12월12일까지. (02)541-1317.
글·사진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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