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홍식. 사진 국립극단 제공
제1회 ‘올해의 연출가상’ 고선웅
“임홍식 선생님은 대쪽같은 선비셨습니다. 누구보다 자존감이 강했던 분이셨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었습니다. 제 연출의 지향점에도 묵묵히 따라주셨고요. 한편으로는 아주 유머러스한 분이셨는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흩뿌린 23일, 고선웅 연출은 지난 19일 갑자기 세상을 뜬 임홍식(1953-2015) 배우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임 배우는 고 연출이 올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공손저구 역으로 무대에 서 왔다. 그날 연기를 마치고 갑자기 호흡곤란을 보이며 의식을 잃은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연극 ‘조씨고아…’ 출연중 사망한
배우 임홍식 장례식 있던 날 발표
“선배님들 노력으로 내가 상 받아…
더 열심히 좋은 작품 만들라는 채찍” 장례행렬은 그가 마지막 섰던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들러 정든 무대, 동료와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임 배우는 경기 남양주시 영락교회 묘원에 묻혔다. 장례식이 있던 날, 고선웅 연출(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은 제1회 ‘올해의 연출가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회원들의 추천을 통해 올라온 후보자들 가운데 심사를 거쳐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상이다. 고 연출은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했다. “모두가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좋게 잘 가셨습니다. 다른 연극인들과 함께 이번에 부쩍 철이 든 느낌입니다. 연극을 하는 한 사람으로 더 잘해야 되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생겼어요. 선배님들의 노력과 배려로 이 상을 받게 됐으니, 더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올해의 연출가상 선정위원회(김광보·손정우·송미숙·최용훈)는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연출을 통해 예술적 품격과 대중성을 아우르며 연극연출가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공연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고 연출은 올해 연극 <홍도>,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뮤지컬 <아리랑>등 올리는 작품마다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끌어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고선웅 연출은 극공작소 마방진을 만들어 연극성의 극대화를 추구해왔다. 그의 연극 언어에는 속도감과 리듬감이 살아있다. 셰익스피어의 희비극처럼 비극 속에 웃음을, 희극 속에 비장미를 담아내는 남다른 스타일을 형식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칼로막베스>, <강철왕>, <락희맨쇼>등을 쓰고 연출했다. 특히 2011년엔 연극 <푸르른 날에>를 통해 1980년 5·18의 무거운 역사를 ‘명랑 신파극’으로 풀어내 그해 온갖 상을 휩씁었다. 또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아리랑>, 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등 장르를 넘나드는 각색과 연출로 한국 연극계의 가장 주목하는 연출가로 우뚝 섰다.
금년 첫 발을 뗀 올해의 연출가상은 그해 가장 활발하고 창의적인 연출 작업을 한 연출가 한 명을 뽑아 시상한다. 시상식은 다음달 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배우 임홍식 장례식 있던 날 발표
“선배님들 노력으로 내가 상 받아…
더 열심히 좋은 작품 만들라는 채찍” 장례행렬은 그가 마지막 섰던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들러 정든 무대, 동료와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임 배우는 경기 남양주시 영락교회 묘원에 묻혔다. 장례식이 있던 날, 고선웅 연출(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은 제1회 ‘올해의 연출가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회원들의 추천을 통해 올라온 후보자들 가운데 심사를 거쳐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상이다. 고 연출은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했다. “모두가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좋게 잘 가셨습니다. 다른 연극인들과 함께 이번에 부쩍 철이 든 느낌입니다. 연극을 하는 한 사람으로 더 잘해야 되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생겼어요. 선배님들의 노력과 배려로 이 상을 받게 됐으니, 더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올해의 연출가상 선정위원회(김광보·손정우·송미숙·최용훈)는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연출을 통해 예술적 품격과 대중성을 아우르며 연극연출가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공연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고선웅 연출. 사진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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