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이 ‘찜’한 공연
크리스마스까지 한달, 이어지는 연말까지 연중 가장 붐비는 공연 대목이다. 어디를 찾을까,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섯 음악평론가에게 연말 ‘찜’하고픈 공연을 들어봤다.
1. 밴드 허클베리 핀 ‘11th Yellow Concert’
밴드 허클베리 핀은 2004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옐로우 콘서트를 열어왔다. 나도 언젠가부터인지 늘 그 콘서트에 가곤 했다. 같은 옐로우지만 공연은 늘 달랐다. 멤버들이 조금씩 달라졌고, 연주되는 곡들도 늘 달랐다. 나는 그 노래들을 따라 부르며 다시 한 해가 간다는 것을 절감했고 지난 일년을 돌이켜보곤 했다. 지난해 옐로우 콘서트는 열리지 못했다. 열리지 못한 사정을 알았던 나는 조마조마하고 애틋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 허클베리 핀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옐로우 콘서트를 한다고 했을 때 그저 고마웠다.
2년 만에 열리는 콘서트에 가면 멤버들에게 꼭 말할 생각이다. 앞으로는 빠지지 말고 옐로우 콘서트를 열어달라고, 내가 늘 함께 하겠다고, 우리 그렇게 함께 늙어가자고. 12월 19일 저녁 7시, 서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문의 www.facebook.com/HuckleberryFinn.Band/ 서정민갑
2. 한대수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 ‘In The Heart Of Shilla Dynasty’ ‘한국 최초의 히피’ 또는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라 불리는 그가 12월25일 경주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공연 포스터에는 ‘한국 포크록의 전설 한대수,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언제나 청년일 것 같던 이 위대한 음악가도 어느새 일흔의 나이가 되었고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노래하는 게 힘들어졌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 한국 공연을 갖고 미국으로 떠나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그가 한국의 교육 환경에 딸 양호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느 이유건 서글프긴 마찬가지다. 12월의 경주에서는 그가 마지막으로 부르는 ‘행복의 나라’가 울려 퍼질 것이다. 이 노래를 부르고 한대수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나라를 떠난다. 12월 25일 오후 5시30분,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054-776-5502. 김학선
3. 가을방학 ‘다들 잘 지냈나요 2015 부산’ 만약 당신이 부산에 있다면 동아대 다우홀에서 열리는 가을방학 단독공연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한 거리와 붐비는 인파들을 헤치고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공연장에 도착한다면 감동은 더욱 크리라.
연말 특유의 축제 분위기보다 차분한 걸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가을방학의 연말 공연은 더욱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고 가을방학의 공연이 마냥 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의 성격이나 분위기를 생각하면 연말이라는 분위기에서 떠오르는 많은 감정 중 ‘설렘’ 같은 것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일 년 내내 피로했는데 다들 노는 연말까지 지칠 순 없다. 편하게 애인 손 꼭 잡고 부담 없이 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공연일 것이다. 12월 24일 저녁 8시, 25일 저녁 6시, 부산 동아대 다우홀, 문의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블럭
4. Young, Gifted & Wack 2015 Farewell Party 송년 파티라는 제목치고 12일은 조금 이른 듯하지만, 아마도 한 출연 팀의 이름 때문에 정해진 날짜가 아닐까. 이날은 사람12사람의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찬란한 어둠을 뿜어내는 독한 매력의 이 일렉트로닉 듀오(프로듀서 은천, 보컬 지음)가 2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들을 라이브로 처음 들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라이브 라인업에는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와 룸306(Room 306)이 가세한다. 세 팀 모두 각자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들을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실어 보내는 매혹적인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일렉트로닉의 가능성을, 누군가에게는 서울 씬의 현주소를, 또 누군가에게는 꿈 같은 사운드의 밤을 펼쳐 보여줄 공연일 것이다. 서울 낙성대 사운드 마인드, 12월 12일 저녁 7시,
www.facebook.com/younggiftedwack/ 미묘
5. 올해 가장 ‘뜨거웠던’ 밴드 혁오 단독 콘서트 ‘22’ 연말은 유독 단독 공연이 많이 열리는 시기다. 공연 성수기라는 시기적 이점도 있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시간들을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시키고자 하는 뮤지션들의 욕심도 크다.
국카스텐, 쏜애플, 술탄 오브 더 디스코, 9와 숫자들 등 다양한 밴드들의 쏟아지는 단독 공연 소식 사이, 밴드 혁오의 이름이 눈에 띈다. 한 해의 마지막에 열리는 이틀 간의 공연은 올해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낸 밴드의 회고록이자, 2015년이 가장 사랑한 아이콘의 현재를 가늠하는 장이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홍대에 위치한 에반스 라운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열던 그때와 지금의 이들을 둘러싼 상황은 너무도 달라졌지만, 마치 다른 시대에서 온 사람처럼 ‘Ohio’를 멋들어지게 불러젖히던 모습은 분명 그대로일 것이다. 12월 30일, 31일 저녁 8시,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문의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김윤하
밴드 허클베리 핀
서정민갑
2. 한대수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 ‘In The Heart Of Shilla Dynasty’ ‘한국 최초의 히피’ 또는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라 불리는 그가 12월25일 경주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한대수
김학선
3. 가을방학 ‘다들 잘 지냈나요 2015 부산’ 만약 당신이 부산에 있다면 동아대 다우홀에서 열리는 가을방학 단독공연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한 거리와 붐비는 인파들을 헤치고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공연장에 도착한다면 감동은 더욱 크리라.
가을방학
블럭
4. Young, Gifted & Wack 2015 Farewell Party 송년 파티라는 제목치고 12일은 조금 이른 듯하지만, 아마도 한 출연 팀의 이름 때문에 정해진 날짜가 아닐까. 이날은 사람12사람의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미묘
www.facebook.com/younggiftedwack/ 미묘
5. 올해 가장 ‘뜨거웠던’ 밴드 혁오 단독 콘서트 ‘22’ 연말은 유독 단독 공연이 많이 열리는 시기다. 공연 성수기라는 시기적 이점도 있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시간들을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시키고자 하는 뮤지션들의 욕심도 크다.
밴드 혁오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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