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오공감 제공
김용철 섶 무용단, 8·9일 대학로 공연
전통춤 ‘검무’ 재해석…해학·풍자도
전통춤 ‘검무’ 재해석…해학·풍자도
발 디딤새는 한국춤에 두되, 허공을 가르는 몸짓은 창작으로 향했다. 1992년 창단한 이래 ‘김용철 섶 무용단’은 한국 창작춤의 미학을 극대화해왔다.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김용철은 한국 창작춤을 대표하는 ‘40대 기수’로 손꼽힌다. 한국적인 춤사위에 가장 동시대적인 안무와 정신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김용철 섶 무용단’이 오는 8, 9일 춤판 <느낌 있는 이야기-날과 줄, 늙은 여자>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1부 ‘날과 줄’과 2부 ‘늙은 여자’ 두 편으로 구성했다.
먼저 ‘날과 줄’은 전통춤 ‘검무’를 재해석했다. ‘날’은 검이 가진 섬뜩함이나 살기를 가리키고 ‘줄’은 거문고 줄의 튕김과 바람소리를 상징한다. 춤꾼은 손 날을 검처럼 활용해 여성성이 강한 기존 검무와 달리 강인하고 남성적인 무예로 재해석한다. 거문고 줄을 튕기는 소리와 판소리 <적벽가>의 한 대목에 무예적인 춤사위를 싣는다. 우리의 삶과 애환이 깃든 춤은 풍속화처럼 그려진다.
다음으로 ‘늙은 여자’에서는 봉산탈춤 중 미얄과장을 소재로 다양한 춤, 소리, 연극적 요소를 한 데 아울렀다. 미얄 할멈의 춤은 ‘삐딱빼딱 엉덩이춤’이다. 흰 치마와 저고리, 붉은 수건을 쓰고 부채와 방울 달린 지팡이를 들었다. 난리통에 영감과 헤어졌던 미얄은 첩을 데리고 온 영감에게 맞아 죽는다. 탈춤에서 드러나는 그릇된 사랑에 대한 풍자를 넘어, 춤에서는 미움·갈등보다 용서와 화합을 담았다. 또 ‘늙은 여자’로 대변되는 미얄할멈을 통해 한국인의 낙천적인 성격을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다.
‘김용철 섶 무용단’은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6회 국제공연예술협회 참여를 계기로, 2014년 휴스턴, 피닉스 등 미국 5개 도시 순회공연과 올해 멕시코 산타 루시아 예술제 공연을 마쳤다. 내년 3월에는 제2차 미국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02)704-642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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