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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단 2번 등장에 박수세례…“긴장감 살리려 내내 대기”

등록 2015-12-07 19:13수정 2015-12-07 20:49

배우 최수형
배우 최수형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최수형
귀에 익숙한 ‘타라의 테마’가 무대를 연다. 미국 남부 대평원이 붉은 노을에 물들어 있다. 어릴 적 봤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작, 1957년 국내 개봉)의 애뜻한 향수에 젖어든다. 그런데,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선 영화에 없던 ‘노예장(長)’이 등장한다. 박송권과 함께 교대로 노예장을 연기하는 배우 최수형(36)을 지난 2일 오후 공연장인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났다.

영화에 없는 ‘노예장’ 역 맡아
‘인간은’ 부르며 강렬한 인상
“짧은 노래 위해 미친 듯 연기”

사실 노예장은 딱 두 번 무대에 오른다. 1막 중간 목화밭을 배경으로 ‘검다는 건’을 열창하고, 2막 시작 때 남북전쟁이 끝나는 장면에 이어 ‘인간은’을 부른다. 피부색과 무관하게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노예 무리들의 거칠지만 강력한 춤사위가 함께하고, 장중한 합창으로 마무리된다. 실제 작품 전체에서 관객의 박수 소리가 가장 크다. 최수형은 “‘분노’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미친듯 연기하고 노래한다”고 했다.

최수형은 노예장 역할을 맡은 건 행운이라고 했다. 석달 동안 준비한 다른 작품 공연이 무산되면서, 이번 작품을 만났다. 노예로서 상반신을 노출해야 해, 급하게 몸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문화방송>(MBC) 합창단 생활을 하던 중,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수많은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2008년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페뷔스’ 역할을 맡으면서 데뷔한 뒤 ‘주조연’급 배우로 성장해왔다.

무대 전체를 사로 잡는 카리스마는 ‘공짜’가 아니다. 등장은 두 번뿐이지만, 무대 뒤에서 계속 긴장해야 한다. 몸이 식으면 다시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대에 계속 서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노래가 어렵고, 짧고 강력해 계속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요.” 다만, 일부 관객은 노예장 장면을 낯설게 느낄 수 있다. 우리 관객들은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 사이의 사랑 이야기에 익숙한 탓이리라.

뮤지컬의 커튼콜은 또 하나의 공연이다. 모두 배우가 다시 나와 ‘사랑의 외침’을 부르는데, 노예장과 스칼렛의 유모 ‘마마’(최현선, 한유란)이 스칼렛과 레트에 앞서 등장하면서 객석에선 탄성과 박수가 나온다. 프랑스 원작에선 ‘인간은’을 한 번 더 합창하면서 막을 내리지만, 우리 무대에선 이 대목을 스칼렛과 레트의 황혼의 키스신이 대신한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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