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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원작의 감동 ‘레미제라블’ 강렬한 노래 ‘프랑켄슈타인’

등록 2015-12-08 20:43

프랑켄슈타인. 사진충무아트홀 제공
프랑켄슈타인. 사진충무아트홀 제공
연말 ‘명품 뮤지컬’ 2편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서울의 모든 대극장에서 이른바 ‘명품 뮤지컬’이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난달 말 거의 동시에 무대에 오른 <레미제라블>(한국어 공연)과 <프랑켄슈타인>이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두 작품 모두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레미제라블>은 이미 검증이 끝난 작품인 만큼 우리 배우들이 얼마나 잘 소화해내느냐가 관건이다. 같은 이름의 영화가 2012년 이맘 때 개봉해 519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정도로 이미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다. 영어 원작은 1985년 런던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고, 그동안 전세계 44개국에서 7천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공연장의 불이 꺼지고 막이 오르면서 노를 젓는 수감자들의 합창곡 ‘내려 봐’(Look down)가 장중하게 울려퍼진다.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등의 노래가 관객의 귀와 가슴을 잡아챈다. 이번 공연은 2012년 겨울 한국어 초연 뒤 3년 만에 오른 두 번째 무대인데, 세계 최초로 일본 가부키 공연 때 쓰이는 ‘하나미치(花道) 무대’가 도입됐다. 기존 무대 옆 좌우측 벽면으로 무대가 연장된 형태다. 배우들의 등·퇴장과 연기도 일부 여기서 이뤄지는데, 신선하고 무대가 커진 효과를 거둔다. ‘장발장’ 역으로 정성화와 양준모가 열연하고, ‘자베르’는 김준현과 김우형이 맡았다. ‘판틴’ 역에는 조정은과 함께 네덜란드 교포 3세인 전나영이 결합했다. 짧은 분량이지만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혁명 지도자 ‘앙졸라’와 코제트의 남자를 사랑하는 ‘에포닌’ 역으로는 각각 민우혁과 박지연이 노래 실력을 뽐낸다. 작품의 큰 장점은 등장 인물들이 모두 꽉 차있는 서사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서로 어우러지면서도 분명한 자기 자리를 갖고 있다. 이런 소설을 써낸 빅토르 위고를 갖고 있는 프랑스가 새삼 부러워질 것이다.

레미제라블. 사진 ㈜레미제르블코리아 제공
레미제라블. 사진 ㈜레미제르블코리아 제공
다만,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이겠지만 여러 차례 공연을 봐온 ‘고급 관객’은 이번 공연에서 꽉 찬 만족감까지는 얻지 못할 것 같다. 뮤지컬 무대의 ‘투박한 기계성’을 사랑하는 관객은 무대 배경에 영화 스크린 기법을 자주 선보이는 것에 불만을 느낄 수도 있다. 공연은 서울 한남동 불루스퀘어에서 내년 3월6일까지.

<레미제라블>이 믿고 보는 뮤지컬이라면, <프랑켄슈타인>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우리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초연임에도 지난해 상반기 연간 공연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이번 두 번째 공연에도 개봉 첫주 평균 객석 점유율이 98%에 이르렀다. 그동안 한국의 뮤지컬 무대가 외국에서 빌려온 작품으로 채워지는 현실에 비춰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지난 4일 100회 공연을 돌파해, 누적 관객수가 9만명을 넘어섰다. 공연은 거대한 무대, 계속 몰아붙이는 강한 노래, 또렷하게 들리는 대사, 그리고 남자 배우들의 수려한 용모, 1인2역의 연극적 재미 등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여러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이번 공연에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 초연부터 출연했던 유준상과 함께 박건형과 전동석이 합류했으며, ‘앙리 뒤프레’는 지난해 공연의 박은태, 한지상에 더해 신인 최우혁이 연기한다. 그러나, 적어도 서사적 완결성 대목에선 기대감을 낮추는 게 좋을 듯하다. 프랑켄슈타인과 뒤프레의 곡진한 우정은 억지스럽고(1막), 뒤프레 얼굴의 괴물이 프랑켄슈타인한테 복수하는 과정은 무슨 얘기를 하려 하는지 혼란스럽다(2막). 1818년 출간된 원작 소설(메리 셸리 지음)은 그래도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라는 명쾌한 주제를 갖고 있었다. 서울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내년 2월28일까지.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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