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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보호소년’ 에서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안산예술종합학교생 5명

등록 2005-10-18 18:58수정 2005-10-20 17:08

“가족들에게 새 모습 보여주고파”

“부모님들께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저는 몸은 멀쩡하지만 마음은 장애인이었어요. 이제 나도 스크루지처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보호소년 전문 교육기관인 경기도 안산예술종합학교 학생 5명이 오는 12월17~19일 광양백운아트홀과 23~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서울예술단(총감독 신선희)의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에 출연한다. 박두현(19), 문형석(17), 김창현(20), 정은성(19), 원대현(19) 군 등 5명은 지난 7일 학교에서 열린 공개 오디션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객원 출연배우로 최종 선발됐다.

이들은 17일 오전 서울예술단 중연습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제부터 내 인생의 시작이다. 가족들이 꼭 공연장에 찾아와서 내가 변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기특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약물중독과 정신장애 청소년들을 전문치료하는 안산의료소년원으로 출발했던 이 학교는 지난해 3월 문화부로부터 중ㆍ고 교과과정을 인가받아 예술종합학교로 문을 연 뒤 예술에 소질 있는 소년원생을 선발해 특기적성교육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스크루지가 성금을 부탁하는 구세군을 쫓아버린 뒤 과거, 현재,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을 만나 자신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잃어버린 행복을 깨닫는 과정에 적지 않은 충격과 감동을 받았음을 내비쳤다.

문형석군은 “오디션에서 스크루지의 ‘기쁨 넘치네’라는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내 인생, 난 이제부터 시작할거야”라는 가사를 생각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꼭 하고 싶다”고 밝혔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정은성군은 “노래가 어려워보였는데 저녁에 연습하면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노래실력이 뛰어난 박두현군은 “아버지가 편찮으신데 늘 실망만 시켜드렸다. 이제는 많이 변했구나 하고 기특하게 봐주었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그동안 연기연습을 해보지 않아 걱정되지만 친구들이 격려해줘서 용기를 갖고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성군은 “친구들이 디비디(DVD)를 보면서 틀린 연기 부분을 고쳐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그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함께 출연할 팀 역의 윤선혜(9·시각장애 1급)양과 트리장수 및 메신저 역의 이재란(22·청각장애 2급)씨 등 장애우들과 멋진 공연을 다짐했다.

신선희 총감독은 “올해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도 지난해에 이어 영혼의 치유라는 작품의 의미에 걸맞게 소년원생들을 출연시켜 그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힘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무대를 꾸미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부모 등 보호자와 안산예술종합학교, 본인의 뜻에 따라 5명의 이름과 나이가 모두 공개됐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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