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센터의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 선정작 3편이 오는 14일부터 연속으로 올라간다. 오른쪽부터 박웅, 박정규, 정주영 연출. 서울문화재단 제공
‘뉴스테이지’ 선정작 14일부터 연속무대
작가와 연출을 겸하는 연극계의 ‘젊은 피’ 3인이 새로운 감각의 연극 3편을 릴레이 공연한다. 서울연극센터는 신진 연출가의 작품을 개발부터 무대 공연까지 논스톱으로 지원하는 ‘뉴스테이지’ 선정작 3편을 이달 14~31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박웅 ‘생이 사를 지배할 때’
자본 패권다툼 무협세계로 치환
“어떤 세계와 함께할텐가 질문” 정주영 ‘#검색하지마’ 디지털 세상 자기과시욕 조준
“디지털 경유하는 욕망 그려” 박정규 ‘안녕, 파이어맨…’ 자신 경험 녹여 소방관 현실 이야기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고충 알리려”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뽑힌 박웅(37), 정주영(33), 박정규(34)는 모두 개성있는 창작자들로, 독창성 있는 이야기를 희곡으로 풀어내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서울연극센터의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에 선정된 뒤 낭독회, 전문가 멘토링, 워크숍 과정을 거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첫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박웅 연출의 <생이 사를 지배할 때>(14~17일)는 전 세계적인 자본의 패권다툼을 약육강식의 무협세계로 치환한 작품이다. 박웅을 지난 6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났다. “이 작품은 ‘당신이 무림인이라면 어떤 강호(세계)와 함께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고자 합니다. 7명의 메인 캐릭터가 나오는데 딱히 어떤 사람이 줄거리 라인을 끌고 가는 건 아닙니다. 이들이 각자 머릿속에 다른 생각과 몸 속에 다른 강호를 품고 있는 거죠. 7명의 다채로운 색깔 중에 관객이 자신이 함께 하고 싶은 강호를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웅은 ‘뉴스테이지’에 선정된 뒤 지난 1년간 작품을 가다듬어 왔다. “먼저 서울연극센터 쪽이 ‘관객한테 무얼 말하고 싶은가’를 짚어줘 아주 좋았습니다. 잔뜩 부담을 가진 저한테 오히려 연극센터에서 ‘ 뉴스테이지니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된다, 신경 쓰지 마시라’라고 격려했습니다. 지원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연출은 관객을 만나려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런 면에서는 큰 부담은 주지 않은 거죠.” 뉴스테이지에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예술행정의 원칙이 통하는 모양이다. 박웅의 주요 작품으로는 메르스 사태를 다룬 <치킨게임>, 비비케이(BBK)사건을 소재로 한 <죄수의 딜레마>시리즈 등이 있다. 정치학도 출신답게 주로 ‘정치 연극’에 관심이 많다. 박 연출이 앞으로 하고 싶은 연극도 그런 방향이다. “가장 고도의 정치는 예술이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제가 스스로 선택한 정치의 수단이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가면 그것이 바로 정치라고 보는 거지요.” 두번째 작품인 정주영 연출의 <#검색하지마>(21~24일)는 훔쳐보기와 보여주기로 대표되는 디지털 세상의 자기과시욕과 분열 문제를 정조준한다. 여교사와 남학생이 서로 흥미를 느낀다는 사회관계통신망(SNS)의 단골메뉴를 교무실이라는 제도공간 안으로 불러와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정주영은 기획의도 설명을 통해 “온라인 이미지로 경험한 타인을 오프라인에서 대면하고 대화하고 시간을 공유하면 즐거움이 발생한다”며 “디지털 매체를 경유하는 이 욕망은 어떤 모습인가”라고 묻는다. 정주영은 <미자에게는 미심쩍은 미소년이 있다>로 시제이(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박정규 연출의 <안녕, 파이어맨-강기춘은 누구인가>(28~31일)이다. 이 작품은 신작희곡페스티벌 수상작으로 의무소방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소방관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박정규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은 분위기로 소방관들의 고충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고 기획의도에서 밝혔다. 그의 작·연출로는 <안녕, 사서들>, <소방직할파출소>, <서태지가 되어라>등의 작품이 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어떤 세계와 함께할텐가 질문” 정주영 ‘#검색하지마’ 디지털 세상 자기과시욕 조준
“디지털 경유하는 욕망 그려” 박정규 ‘안녕, 파이어맨…’ 자신 경험 녹여 소방관 현실 이야기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고충 알리려”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뽑힌 박웅(37), 정주영(33), 박정규(34)는 모두 개성있는 창작자들로, 독창성 있는 이야기를 희곡으로 풀어내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서울연극센터의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에 선정된 뒤 낭독회, 전문가 멘토링, 워크숍 과정을 거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첫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박웅 연출의 <생이 사를 지배할 때>(14~17일)는 전 세계적인 자본의 패권다툼을 약육강식의 무협세계로 치환한 작품이다. 박웅을 지난 6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났다. “이 작품은 ‘당신이 무림인이라면 어떤 강호(세계)와 함께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고자 합니다. 7명의 메인 캐릭터가 나오는데 딱히 어떤 사람이 줄거리 라인을 끌고 가는 건 아닙니다. 이들이 각자 머릿속에 다른 생각과 몸 속에 다른 강호를 품고 있는 거죠. 7명의 다채로운 색깔 중에 관객이 자신이 함께 하고 싶은 강호를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웅은 ‘뉴스테이지’에 선정된 뒤 지난 1년간 작품을 가다듬어 왔다. “먼저 서울연극센터 쪽이 ‘관객한테 무얼 말하고 싶은가’를 짚어줘 아주 좋았습니다. 잔뜩 부담을 가진 저한테 오히려 연극센터에서 ‘ 뉴스테이지니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된다, 신경 쓰지 마시라’라고 격려했습니다. 지원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연출은 관객을 만나려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런 면에서는 큰 부담은 주지 않은 거죠.” 뉴스테이지에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예술행정의 원칙이 통하는 모양이다. 박웅의 주요 작품으로는 메르스 사태를 다룬 <치킨게임>, 비비케이(BBK)사건을 소재로 한 <죄수의 딜레마>시리즈 등이 있다. 정치학도 출신답게 주로 ‘정치 연극’에 관심이 많다. 박 연출이 앞으로 하고 싶은 연극도 그런 방향이다. “가장 고도의 정치는 예술이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제가 스스로 선택한 정치의 수단이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가면 그것이 바로 정치라고 보는 거지요.” 두번째 작품인 정주영 연출의 <#검색하지마>(21~24일)는 훔쳐보기와 보여주기로 대표되는 디지털 세상의 자기과시욕과 분열 문제를 정조준한다. 여교사와 남학생이 서로 흥미를 느낀다는 사회관계통신망(SNS)의 단골메뉴를 교무실이라는 제도공간 안으로 불러와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정주영은 기획의도 설명을 통해 “온라인 이미지로 경험한 타인을 오프라인에서 대면하고 대화하고 시간을 공유하면 즐거움이 발생한다”며 “디지털 매체를 경유하는 이 욕망은 어떤 모습인가”라고 묻는다. 정주영은 <미자에게는 미심쩍은 미소년이 있다>로 시제이(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박정규 연출의 <안녕, 파이어맨-강기춘은 누구인가>(28~31일)이다. 이 작품은 신작희곡페스티벌 수상작으로 의무소방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소방관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박정규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은 분위기로 소방관들의 고충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고 기획의도에서 밝혔다. 그의 작·연출로는 <안녕, 사서들>, <소방직할파출소>, <서태지가 되어라>등의 작품이 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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