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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70년 전에도 지금도,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

등록 2016-01-12 20:46

뮤지컬 ‘화순’. 사진 류경완 제공
뮤지컬 ‘화순’. 사진 류경완 제공
화순탄광사건 다룬 뮤지컬 ‘화순’
1945년 8월 전남 화순탄광의 15호 갱도가 무너졌다. 매몰된 광부들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며 죽어간다. 그러던 와중에 바위틈을 뚫고 만세소리가 들린다. 해방이다. 구조된 광부들은 가족을 힘껏 부둥켜 안는다. 해방을 맞은 탄광촌 사람들은 즉시 자치위원회를 건설하여 탄광을 직접 운영한다. 하지만 미군정은 자치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해산시킨다. 탄광은 미군정 소유로 넘어가고 광부들의 불만은 높아간다. 1946년 8월15일 광부들은 해방 1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하려 광주로 향하지만 미군의 탱크가 가로막는다. 기념대회는 강제해산 당하고 너릿재에서 미군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수많은 광부가 죽고 다친다.

해방 직후 미군정의 광부 학살
배우·스태프 자비 모아 무대로
50여명 인물 ‘집단적 에너지’ 폭발
서울공연에 세월호 가족들 초청

뮤지컬 ‘화순’. 사진 류경완 제공
뮤지컬 ‘화순’. 사진 류경완 제공
1946년 화순탄광사건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화순>이 지난해에 이어 이달 서울과 광주 무대에 오른다. 서울 공연에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 등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도 초청했다.

지난해 공연이 광복 70주년을 조망했다면, 올해 공연은 화순탄광사건 70주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광주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연은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직접 주최하고 주관해, 1946년 화순탄광 노동자들과 2016년 광주전남 노동자들이 70년의 역사를 뛰어넘어 뜨겁게 만난다.

이 작품 2막에서 광부들은 미군정의 폭정에 항의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경찰은 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노조와 미군정간의 협상은 결렬되고, 광부들은 파업에 돌입한다. 미군은 특무대를 투입하여 지도부 체포작전을 벌인다. 파업은 완전히 진압당하고 화순탄광은 어둡고 긴 침묵 속에 빠져 들어간다.

뮤지컬 <화순>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자비를 털어가며 제작하고 공연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제작비 마련을 위한 ‘스토리 펀딩’(storyfunding.daum.net/project/1630)을 서울 공연이 끝나는 17일까지 진행 중이다.

작가 겸 연출을 맡은 류성은 “지금껏 우리의 역사 속에서 민중,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50여 명의 배우가 발산하는 집단적 에너지의 힘을 통해 민중 한 명 한 명을 형상화하고, 역사 속에 잊힌 그리고 앞으로 잊혀져 갈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어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라고 했다.

모두 31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00분 동안 터질 듯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음악감독 이정아, 편곡·연주 손승희. 오는 14~17일 서울 노량진역 시티에스(CTS)아트홀 (02)734-7744, 22~23일 광주 교육연수원 한빛관 대강당 (062)511-4210.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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