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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지휘자는 아버지나 형…독재자가 돼서는 안돼”

등록 2016-01-13 19:06수정 2016-01-13 20:40

28~29일 내한공연 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 리카르도 무티 서면인터뷰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에서 외교관이 돼야 하며 심리학자도 돼야 한다. 100명, 200개의 눈이 지휘자가 하늘과 천국을 드러내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고 가끔은 권위주의자가 돼야 한다.”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75)의 ‘지휘자론’이다. 그는 “지휘자, 음악감독은 리더, 아버지, 또는 형이어야지 독재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사랑받는 것만을 원하는 지휘자는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문경 칼럼니스트는 무티의 카리스마에 대해 “무티는 지휘봉을 칼처럼 휘두르는 이른바 전쟁 사령관 스타일의 마에스트로로, 음의 시작과 끝을 위압적으로 컨트롤한다”고 표현했다.

무티가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를 이끌고 오는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올해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클래식음악 연주회로 꼽히는 공연이다. 무티는 12년 만에, 시카고 심포니는 3년 만에 찾는 한국이다. 2020년까지 음악감독 임기가 연장된 무티를 전자우편으로 만났다.

“시카고 심포니는 견고성에 있어서는 마치 바위 같지만 동시에 굉장히 온화한 오케스트라다.” 무티는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빈 필, 베를린 필 등 오케스트라에는 그 자체 사운드가 있다”며 시카고 심포니만의 장점을 ‘강함과 온화함의 조화’라고 강조했다.

무티 카리스마 12년만에 대면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공연
게오르그 숄티 전통 이어
말러 1번·베토벤 5번 연주
“시카고 심포니, 바위처럼 탄탄
견고하면서도 굉장히 온화해”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는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회를 한다. 빈체로 제공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는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회를 한다. 빈체로 제공

올해 125주년을 맞은 시카고 심포니는 유럽 메이저 오케스트라를 능가하는 연주력으로 세계 관현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흔히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해외공연은 상임지휘자나 음악감독과 함께해야 제대로 된 연주회라고 한다. 2013년 시카고 심포니의 첫 내한공연을 지휘하기로 했던 무티는 당시 독감으로 지휘대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므로 이번 시카고 심포니와 음악감독 무티의 결합은 ‘완전체 공연’으로 불러도 좋겠다.

“구스타프 말러는 시카고 심포니의 역사와 관련성이 많은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시카고 심포니의 여러 음악감독, 특히 게오르그 숄티 시절 말러에 많은 관심을 뒀다. 그래서 그 전통과 연주자들의 자질, 여러 다른 세대의 음악감독을 통해 오케스트라가 갖게 된 경험과 지식 때문에 ‘말러 오케스트라’라고 부를 수도 있다.”

무티는 내한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말러 교향곡 1번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카고 심포니는 28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운명’은 숄티가 시카고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장기 집권하며 남긴 대표작이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일가를 이룬 무티가 ‘운명’을 어떤 색채로 그려낼지가 감상 포인트다. 29일에는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 ‘고전적’, 힌데미트의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무티는 지휘자가 갖출 덕목으로 ‘작곡기법 공부’를 꼽았다. “나는 작곡을 10년 정도 배웠다. 요즘 젊은 지휘자들은 일반적으로 화성법과 대위법, 관현악 편성법 등을 깊게 연구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지휘대에서 보이는 쇼와 같은 외적인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 꼬집었다. 또 ‘박자를 맞추는 것은 모든 당나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자를 맞추며 음악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지휘자 토스카니니의 말을 인용하며 “모든 지휘자는 작곡기법을 매우 잘 알고 있어야만 한다. 불행히도 요즘 그런 경우가 드물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카고 심포니의 내한공연은 4개국 5개 도시를 도는 아시아 순회공연 일정 중 하나다. 15일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을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한다. 순회공연에는 바이올린의 조이스 노와 배소영 등 두 명의 한국인 단원도 참여한다. 무티는 “아주 많은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있고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 내 다른 지역에도 많은 오케스트라들이 있다. 하지만 시카고 심포니는 한국 사람들에게 쉽게 잊히지 않을 인상을 남겨줄 것이라 본다”고 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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