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8일 개관하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의 모습. 국내 최초로 2층 발코니의 돌출을 최소화해 객석 배치를 포도밭처럼 부드러운 능선 모양으로 설계해 관객과 연주자의 친밀감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택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국내 최초로 객석이 무대를 둘러싸는 ‘포도밭형’(비니어드·Vineyard) 2036석 규모의 클래식음악 전용 콘서트홀이 오는 8월18일 서울 잠실에서 개관한다.
롯데월드몰 8~10층에 들어서는 롯데콘서트홀은 2층 발코니의 돌출을 최소화해 객석 배치를 포도밭처럼 부드러운 능선 모양으로 설계해 관객과 연주자의 친밀감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일본 산토리홀, 미국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 등 세계 정상급 콘서트홀을 설계한 일본 ‘나가타 음향’의 도요타 야스히사의 작품이다. 외부 소음과 진동을 완벽히 차단해 관객의 몰입도도 높였다.
특히 4958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대규모 파이프오르간도 시선을 끈다. 국내 2000석 이상 대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것은 처음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등 세계적 콘서트홀의 오르간을 제작한 171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리거사가 제작과 설치를 맡았다. 이와 함께 20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국내 최초의 라운드형 무대 리프트는 공연의 특성에 맞게 움직여 시각적 집중도를 높였다.
최상의 음향 환경을 갖췄어도 ‘알맹이’가 충실하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다.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12월까지 개관페스티벌을 개최해 20여건의 ‘알짜’ 공연을 올린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첫 테이프를 끊는 8월18일 개관공연에는 작곡가 진은숙의 창작곡이 초연 무대에 오른다. 진은숙은 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로마이어상’을 수상하고, 사이먼 래틀로부터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인 중 한 명’이라 극찬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25일 지휘자 임헌정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말러의 ‘천인 교향곡’을 들려주고, 29일에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합창단’이 최고의 화음을 선사한다.
고음악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공연은 9월28일 ‘톤 코프만 &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10월15일 ‘윌리엄 크리스티 & 레자르 플로리상’ 등이다. 바로크음악의 거장 톤 코프만은 그가 창단한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내한해 파이프오르간 및 하프시코드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보여준다. 프랑스 고음악의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는 그가 창단한 악단 레자르 플로리상과 함께 내한해 이탈리아 가사로만 이뤄진 특별한 프로그램인 <목소리의 정원>을 들려준다.
우리 시대의 가장 혁신적인 클래식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1월 타계한 프랑스의 거장 피에르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 최정상급 현대음악 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10월26일 공연한다.
이밖에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이 돋보이는 연광철의 ‘베이스 연광철 스페셜 갈라’가 9월2일로 예정됐고, 12월에는 클래식계의 슈퍼스타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크리스마스 콘서트’ 및 ‘송년음악회’ 등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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