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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겁나서 거절했던 역할, 이젠 관객이 날 겁내”

등록 2016-01-28 18:46수정 2016-01-28 21:02

뮤지컬 ‘레베카’ 차지연 인터뷰

‘죽은 레베카 집착’ 댄버스 부인 역
강렬한 가창력으로 무대 꽉 채워
“연민도 불러일으키는 인물 고민”
‘복면가왕 캐츠걸’ 질문엔 웃음 터져
뮤지컬 <레베카>. 사진 이엠케이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레베카>. 사진 이엠케이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없다. 대신 레베카의 남편과 집사가 나온다. 집사 ‘댄버스 부인’(신영숙, 장은아, 차지연)은 전체 출연 분량이 20여분에 불과하지만, 노래와 인물이 무대를 꽉 채울 만큼 강렬하다. 올해 공연에서 처음으로 댄버스 부인을 연기하는 배우 차지연(34·사진)을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분장실에서 만났다.

공연은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막심 드 윈터’가 여행 중에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둘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뒤 대저택으로 돌아오는데, 그곳에는 온통 레베카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특히 집사 댄버스 부인은 새 안주인을 증오하는데, 레베카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밝혀지면서 극은 절정을 향한다.

먼저 댄버스 부인은 어떤 사람인지 차지연에게 물었다. “죽은 레베카한테 왜 그토록 광적으로 집착할까 생각했어요. 사랑이 아닐까요. 어려선 보모로서 엄마의 사랑을 쏟았고, 나중엔 동성애적 사랑도 느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완벽한 레베카를 질투한 것도 같구요.” 그래서 차지연은 뒤틀린 사랑을 표현하려 한다고 했다. 무섭고 어둡기만 한 게 아니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왜 그렇게 노래를 잘하느냐고 물었다. 배우인지, 가수인지도 물었다. “저는 가수가 아니라 배우예요. 원래 저희 집이 국악집안입니다. 외할아버지가 판소리의 고수로 인간문화제였고, 저도 10년 넘게 북채를 잡았아요. 고등학교 3학년 때 가수가 되겠다고 무작정 상경해 7~8년을 떠돌았어요. 2006년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 <라이언 킹>에 앙상블(합창단) 중 한 명으로 무대에 선 게 배우의 삶을 살게 된 계기”라고 했다. 자신을 “대전에서 북 치던 촌애”라고도 했다.

차지연은 이번이 첫 <레베카> 무대다. 잘해낼 수 있을지 겁도 나고 해서, 처음엔 2~3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남편 등 주위의 권유와 응원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초 연습에 결합했다. 첫 도전임에도 관객들은 커튼 콜 때 다시 등장하는 댄버스 부인이 반가울 것이다.

차지연은 영화도 한 편 찍었다. <간신>(2015, 감독 민규동)에서 장녹수 역할을 맡았다. 피묻은 소복을 입고 살풀이춤에 소리를 하면서 연산군을 위로하는 장면이 예정돼 있었는데, 다른 공연 일정이 겹쳐 이 장면은 촬영하지 못했다. 이 장면이 영화에 삽입됐다면 영화 자체의 색깔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작품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문화방송 <복면가왕>에서 연승을 달리고 있는 고양이 가면의 가수에 대해 아느냐고. 그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 그 사람도 빨리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인터넷에선 차지연이 복면가왕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오는 31일 방송분에서 6연승으로 복면을 계속 쓸지, 정체를 드러낼지가 결정된다.

앞으로 배우 차지연은 어떤 연기를 선보일까. “여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선 전례가 없지만, ‘헤드윅’ 같은 남자 역할이 탐나요. 카리스마 있는 남성 캐릭터를 꼭 하고 싶어요.” <레베카> 공연은 3월6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진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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