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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마크 패드모어, 슈만의 낭만 속으로

등록 2016-02-10 20:58

21일 세 번째 내한공연

우아한 음색의 세계적 ‘감성 테너’
슈만의 ‘5개의 가곡’ ‘시인의 사랑’
피아니스트 틸 펠너와 호흡 맞춰
마크 패드모어.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마크 패드모어.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2016년 미국의 클래식 음악지 <뮤지컬 아메리카>는 ‘올해의 성악가’로 마크 패드모어를 선정했다. 그는 청아한 발성과 우아한 음색으로 세계 무대에서 손꼽히는 ‘감성 테너’다. 영국 출신의 패드모어는 복음사가(에반겔리스트)로도 명성을 떨친다. 복음사가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처럼 성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 예수의 수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말하듯 노래하는 ‘레치타티보’를 통해 때로 초연하게 때로 극적으로 복음서 내용을 읊조린다.

패드모어가 2008년 처음 한국을 방문해 영국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려준 것도 바흐의 <요한수난곡>이었다. 이어 2014년 두번째 내한 때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와 함께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섬세하고 절제된 감수성으로 들려줬다. 이 둘이 합작한 <겨울나그네> 음반은 2009년 영국의 클래식 음악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그라모폰 상’을 받았다.

틸 펠너.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틸 펠너.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에반겔리스트이자 슈베르트 권위자인 패드모어는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슈만에도 조예가 깊다. 이번 세번째 내한공연이 슈만으로 시작해 슈만으로 끝나는 이유다. 이달 21일 그의 리사이틀은 슈만의 <5개의 가곡>으로 문을 열고 베토벤의 <멀리 있는 연인에게>를 거쳐 다시 슈만의 <시인의 사랑>으로 마무리 짓는다. 한국을 처음 찾는 차세대 피아니스트 틸 펠너가 함께하는 무대다.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시인의 사랑>은 모두 16곡으로, 처음 여섯 곡은 젊은이의 사랑의 기쁨을, 다음 여덟 곡은 실연의 슬픔을, 마지막 두 곡에서는 잃어버린 사랑의 회상을 노래한다. 슈만의 대표적 연작가곡으로 낭만파 가곡의 정점을 이룬 작품이다. 피아노 반주는 종래의 반주 개념을 무너뜨리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곡은 현대 작곡가 한스 첸더의 가곡 <산속 동굴에서>이다. 작곡가가 패드모어와 피아니스트 틸 펠너를 위해 특별히 쓴 곡으로 한국 초연이다. 가사는 슈만이 좋아한 독일 낭만주의 대표 소설가인 장 파울(요한 파울 프리드리히 리히터)의 소설 <개구쟁이 시절> 마지막 부분에서 가져왔다.

패드모어와 함께 한국을 찾은 피아니스트 펠너는 23일 따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펠너의 연주곡 역시 슈만이 중심이다. 슈만의 피아노곡 <나비>를 시작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슈만의 <판타지 다장조> 등이 이어진다.

<나비>는 20살 안팎의 젊은 슈만을 대표하는 초기작이다. 천재성과 독창성이 번뜩이는 슈만 피아노 음악의 출발점이다. 짧은 서곡 뒤엔 1분 남짓한 길이의 12곡이 쉼 없이 연주된다. 이 작품에 영감을 준 소설가도 장 파울이다. 그는 말러가 교향곡 1번의 제목을 ‘거인’으로 짓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장 파울은 독일 문학사에서 괴테와 레싱에 견줄 정도로 비중 있는 소설가로 꼽힌다.

1993년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한 펠너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뉴욕, 워싱턴, 도쿄, 런던, 파리, 빈을 돌며 베토벤 소나타 전곡 등을 연주했다. 21일 오후 5시 패드모어와 펠너의 가곡 리사이틀과 23일 저녁 8시 펠너의 단독 피아노 리사이틀은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031)783-800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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