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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서울 첫 입성한 ‘대구 창작 뮤지컬’ 공들인 노래 귓전에…연기 아쉬워

등록 2016-02-21 18:36

뮤지컬 ‘투란도트’. 사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뮤지컬 ‘투란도트’. 사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리뷰 l 뮤지컬 ‘투란도트’
대구와 중국 공연만 이어졌던 뮤지컬 <투란도트>(연출 유희성)가 서울에 상륙했다. 같은 이름의 푸치니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 지역에서 창작돼 일정한 성공을 거둔 뒤 서울 무대에 진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푸치니 오페라의 무대는 중국 베이징이지만, 뮤지컬의 무대는 가상의 수중왕국 ‘오카케오마레’이다. 멸망한 왕국의 왕자 ‘칼라프’(이건명, 정동하, 이창민)는 수중왕국의 공주 ‘투란도트’(박소연, 리사, 알리)한테 한눈에 반한다. 하지만 투란도트는 청혼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줘 이를 맞히지 못하면 처형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어머니의 슬픈 운명 때문에 마음이 얼어붙은 탓이다. 사랑에 빠진 왕자는 결국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에 나서 세 개의 수수께끼를 모두 푼다. 세 번째 문제의 정답은 오페라와 같은데, 오페라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정답을 맞힐 수 있을 듯하다.

작품의 주요한 극적 재미는 왕자가 수수께끼를 모두 풀었음에도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대목에서 나온다. 왕자를 짝사랑하는 ‘류’(장은주, 임혜영, 이정화)의 고귀한 희생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류의 희생을 보면서 어떤 관객은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을 떠올릴 것이다. 참고로 오페라 원작은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으로, 류의 죽음까지만 극을 쓰고 숨을 거뒀다. 왕자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등이 유명하다.

뮤지컬은 <미스 사이공>이나 <아이다>와 같이 유명 오페라를 원작으로 했기에, 음악에 많은 정성을 들였다. 네 배우가 조화를 이루는 노래 ‘오직 나만이’와 투란도트라는 노랫말이 반복되는 후렴구 등은 관객의 귀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여기에 이번 서울 공연을 위해 새로운 노래가 추가됐으며, 노랫말을 수정하고, 의상 업그레이드 작업도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군무는 관객들을 사로잡지 못하고, 출연진의 중국식 의상은 화려함을 추구했지만 세련미의 부족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왕자와 공주 배역은 주로 가수들이 맡아 뛰어난 노래 실력을 뽐내지만, 연기에 있어선 아쉬움을 남긴다.

이 작품은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제작해 2011년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무대에 올렸다. 창작 뮤지컬로선 처음으로 중국에 라이선스 판권을 수출했으며 중국에 초청공연을 가기도 했다. 공연은 3월13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표 값은 5만~11만원(R석 9만원). 문의 1599-1980.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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