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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창작판소리 ‘대고구려’ 완창 박성환씨

등록 2005-10-20 20:03수정 2005-10-20 20:03

“잊혀진 역사 걸쭉하게~ 허 좋지” 박성환씨
“잊혀진 역사 걸쭉하게~ 허 좋지” 박성환씨
“잊혀진 역사 걸쭉하게∼허 좋지”
“당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조상 고구려의 역사를 담아보았습니다. 또 배경은 1천여 년 전 고구려와 당나라의 싸움이지만 최근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북한 침공위협 등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도 간접적으로 비유했습니다. 전쟁의 허무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뜻도 있고요.”

젊은 소리꾼 박성환(36·국립창극단)씨가 21일 저녁 7시30분 서울 남산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창작판소리 <대고구려> 완창 무대를 꾸민다. 그는 당태종의 60만 대군을 맞아 안시성 전투에서 대승을 이끌어내며 격퇴시킨 고구려의 대당전쟁을 고수 성우경(34·정동극장예술단)의 장단에 맞춰 1시간40분 동안 걸쭉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가 <대고구려>를 창작하게 된 것은 2년 전 한국사회를 뒤집어놓았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프로젝트 ‘동북공정’이 계기가 되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를 접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고대사에 대한 역사인식이 매우 빈약해 무엇이 문제인지 기본적인 사실조차 자세히 모르는 채 막연한 분노를 품는 것도 염려가 되더군요.”

그는 “사대주의적 사관에서 벗어나서 잊히진 역사를 되살려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작업을 판소리로 시작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러나 고구려사에 대한 자료가 너무 빈약했다. 특히 안시성 싸움은 3개월이나 걸린 대규모 전투인데도 불구하고 사료가 거의 없어서 단재 신채호의 주요 저서들을 비롯해 재야 사학자의 역사서를 참고해 고증해야 하는 등 자료수집에만 6개월이 걸렸다. 여섯 달 전에 완성을 보고 지난 9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초청 공연되어 호평을 받았다.

그는 “해학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한문과 고어대신 현대어로 가사를 써서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만들려고 했으나 아직 음악적으로 여물지 않아서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외대 불어과 시절 운동권 학생이었던 그는 군대를 다녀온 뒤 “판소리로 세상과 소통하고 동시대의 희노애락을 전달하고 싶어” 판소리에 입문했다. 1995년 무작정 남원의 강도근 명창을 찾아가 두해 동안 <흥보가>와 <수궁가>를 배웠고, 강 명창이 타계한 뒤 1996년 말 서울의 성우향 명창 슬하에서 <심청가>와 <춘향가>를, 2001년에는 정광수 명창에게서 <수궁가>와 <적벽가>를 배웠다.

그는 2000년 소외받는 계층의 삶을 담은 <아빠의 벌금>을 발표해 지난 2002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창작판소리 사설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2002년에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는 <효순이 미선이 추모가>, 2003년에 백두산의 동물들의 생활을 통해 인류평화와 반전을 강조한 우화작품 <백두산 다람쥐>, 2004년에 40대 명퇴자 ‘사오정’의 창업도전을 그린 <번호표> 등을 발표하는 등 창작판소리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 역사문제뿐만 아니라 단군 역사를 비롯한 우리 민족의 상고사와 고대사를 아름다고 멋있게 그려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사회 부조리와 근현대사 문제 등도 창작판소리에 담는 것도 그의 소망이다. 3년 전부터 2000년 9월 북한으로 돌아간 어느 비전향장기수를 다룬 창작판소리 <어머니>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그 때분이다. (02)2272-1742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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