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뇌종양과 투병하면서도 연극혼을 불태워온 연출가 김동현(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별세했다. 김 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11시께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병인 뇌종양으로 숨을 거두었다. 향년 51.
1965년생으로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예종에서 연출(예술전문사)를 공부한 고인은 91년 8월 학전 소극장에서 <굿 닥터>를 통해 연극계에 입문했다. <오랑캐 여자 옹녀>, <키스>,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착한 사람, 조양규>, <영원한 평화>, <생각나는 사람> 등 30여 편을 연출했다. 2007년 “코끼리처럼 천천히 걷는다”는 뜻으로 극단 ‘코끼리 만보’를 창단한 그는 “극장은 일상적인 범주를 넘어서 은유와 상상의 힘으로 총체적 삶이 다시 일어나는 시공간”이라는 연극관을 주창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쳤다.
2008년 우연한 사고로 진찰을 받던 도중에 뇌종양을 발견했지만,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해마다 2~3편씩 꾸준히 발표했다. 2008년 <하얀 앵두>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을, 이듬해 <다윈의 거북이>로 제11회 김상열연극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고인은 지난해 한예종 연극원 연출과 교수로 임용됐지만, 지난해 말 <맨 끝줄 소년> 폐막 뒤 병세가 급속히 악화했다.
유족으로 부인 손원정(연극평론가)씨가 있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2258-5940.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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