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박현정. 사진 (사)오정전통예술보존회 제공
젊은 소리꾼 박현정, 12일 공연
“생애 두번째…나 자신과의 싸움”
“생애 두번째…나 자신과의 싸움”
젊은 소리꾼 박현정(34)이 ‘동초제 심청가’ 5시간 완창 판소리에 도전한다.
고등학교 때 처음 완창을 한 뒤 17년 만의 재도전이다.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에서 오는 12일 오후 1~6시 5시간 동안 펼치는 마라톤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완창 판소리 고, 고, 고’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완판 판소리에 미치‘고’, 완판 고법에 춤추‘고’, 완판소리 추임새에 도전하‘고’”라는 의미다.
박현정은 “17년 전 고등학생 때 소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첫 번째 완창을 했다. 다시 완창 판소리에 도전하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한번 버텨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두려움을 떨쳐냈다”고 밝혔다.
‘동초제’는 판소리 명창 동초(東超) 김연수(1907~1974)가 1930년대 초 여러 명창의 소리 중 좋은 점만 골라 만들었다. 동초제는 가사를 중시해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동작)가 정교하며 부침새(장단)가 다양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였던 김연수는 <심청가>와 <적벽가>를 잘 불렀다. 노랫말 정리에도 힘쓴 김연수는 이른바 ‘창극 판소리’라는 창법으로 판소리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렀다. 동초제는 김연수로부터 직접 배운 오정숙(1935~2008)이 1997년 결성한 동초제판소리보존회에서 맥을 잇고 있다.
‘동초제 심청가’는 ‘7살 이전의 심청’, ‘효녀심청’, ‘황후로 환생한 심청’ 등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이 심청가의 계보는 동편제 거장 송만갑 명창부터 김연수를 거쳐 오정숙으로, 다시 오정숙의 제자로 전북 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김명신(70) 명창으로 이어지고, 또다시 김명신의 전수 장학생인 박현정이 계승하고 있다.
박현정의 스승 김명신 명창은 “심청가 5시간 완창 판소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함께하는 제자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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