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수 대표 ‘민간 후원’ 공개 유치
거실음악회서 글로벌 페스티벌로
14년간 객석과 무대 거리 좁혀
높은 수준에 관람료는 저렴
공공지원 줄어 재정난 직면
거실음악회서 글로벌 페스티벌로
14년간 객석과 무대 거리 좁혀
높은 수준에 관람료는 저렴
공공지원 줄어 재정난 직면
“하우스콘서트를 함께 만들어 주세요.”
재정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하우스콘서트’(하콘)가 공개 후원 유치에 나섰다. 단체, 기업뿐 아니라 개인 후원자도 이름을 걸고 개별 연주회, 페스티벌 등 대상을 지정해 후원하는 새로운 ‘풀뿌리 모금 운동’이다. 후원자 이름은 공연 프로그램지와 홈페이지 등에 알릴 계획이다.
박창수(사진) 더하우스콘서트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후원의 밤’에서 절박하게 호소했다. 14년간 지속·발전시켜온 하콘이 만성적인 적자와 정부 지원금 감소로 위기에 직면했음을 털어놓았다. “뚜렷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금 공모에서 줄줄이 탈락했습니다. 올해 7월 예정한 ‘원먼스 페스티벌’은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겠지만 이제는 파산까지 생각할 상황이 됐습니다.”
‘하콘’은 2002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박창수 대표의 집 거실에서 작은 음악회로 시작해 2015년엔 ‘글로벌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처음 10년간은 서울 강남·북을 오가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마룻바닥 음악회’로 돌풍을 일으켰다. 2012년부터는 전국으로 무대를 넓혔다. 400여 공연장 대부분이 연간 공연 횟수 10회 미만의 ‘개점휴업’ 상태이고 연주자는 무대에 설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모순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함이었다.
박 대표는 400개 공연장에 매달 1개씩 연간 약 5000개의 공연을 올릴 계획을 세웠다. 200개의 연주팀을 조합해 월 2회씩 공연한다는 구상이었다. 2012년 ‘대한민국 공연장 습격작전’이라는 이름으로 1단계를 현실화했다. 전국 23개 극장에 1주일간 100개 공연을 올렸다. 2013년에는 한날한시에 전국 65개 장소에서 294명의 예술가가 1만명의 관객을 만나는 ‘원데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2014년에는 이웃 나라까지 확대한 ‘한·중·일 원데이 페스티벌’, 2015년에는 세계 27개국으로 확대한 ‘원먼스 페스티벌’을 열었다.
총 공연 횟수는 2012년 130회에서 2013년 259회, 2014년 515회, 2015년 798회로 껑충 뛰어올랐다. 관람료는 무료거나 저렴했지만 수준은 높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조성진 등 몸값 비싼 유명 음악인들도 하콘의 취지에 공감해 적은 출연료로 무대에 섰다.
그러나 기적 같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재정 문제는 점점 악화됐다. 민간 후원을 받을 경우 혹시라도 하콘의 순수성이 훼손될까, 공공 지원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은 늘기는커녕 줄었다. 이제는 하콘을 언제까지 이어갈지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박 대표는 오랜 고민을 바탕으로 최근 민간 후원에 대한 관점을 바꿨다. ‘이미 하콘 자체가 공익 차원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민간과 당당히 함께 가는 것이 더 가치롭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콘은 올해 7월 세계적으로 약 1000개의 공연을 개최하는 ‘원먼스 페스티벌’의 예산 5억원과 하우스콘서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후원자들을 찾는다. 후원 방법은 공연 제작비를 기부하는 ‘공연 후원’과 ‘2016 원먼스 페스티벌 후원’, 연회원 가입, 시즌 티켓 구매 등 다양하다. (02)576-7061.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 사진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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