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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시행착오 각오하고 10년간은 제 색깔 찾아야죠”

등록 2016-03-07 18:50

지난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을 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3일 오전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을 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3일 오전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인터뷰
“지금까지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20대니까 제 음악의 색깔을 찾아 파격적으로 변신을 시도해야죠. 우선 20세기 음악에 관심이 갑니다.” 21살의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피아니스트 손열음도 20세기 초반 작곡가 앨범을 냈다고 전하자 이렇게 말하며 다시 웃는다. “제가 열음 언니보다 뉴 제너레이션이잖아요? 하하.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찾는 과정. 앞으로 한 10년은 그러고 싶어요.”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야닌 얀센이다. “30~40대 아울러 최정상의 여성입니다.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자기 색깔을 담아냅니다.” 제 색깔을 찾는 그가 얀센을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작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국내교육만으로 세계정상급에
10일 금호아트홀 ‘페스티벌’ 무대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 연주
“요즘은 20세기 음악에 관심”

유학 경험 없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만 공부한 임지영은 지난해 단숨에 세계정상급으로 도약했다.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바이올린 콩쿠르 3위에 이어 2015년 한국인 최초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기악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이유로 7일 제10회 대원음악상 신인상을 받았다. 10일엔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페스티벌 오브 바이올리니스트’ 시리즈 첫 무대에 선다. 콩쿠르 우승 뒤 언론과 접촉이 많지 않았던 그를 지난 3일 만났다.

임지영은 우승 뒤 아시아와 유럽 무대를 두루 돌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디시 리사이틀에서 “임지영의 연주는 다채로운 색깔과, 민첩한 기교, 그리고 정확성을 갖춘 연주를 보여주었다”(워싱턴포스트)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10일 무대는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한다.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바단조’,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녹턴과 타란텔라 Op.28’ 등이다.

“요즘 프로코피예프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늘 해온 연주자에겐 식은 죽먹기이겠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네 개 악장이 너무 다른 분위기로, 주제는 비록 하나이지만 서로 다르게 표현해요. 프로코피예프가 느꼈던 (제1차 세계대전 같은) 시대상황에 대한 비통함은 보통 사람의 정신세계로는 이해가 힘들지요. 사람을 홀리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곡으로, 분노와 희열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김남윤 교수로부터 배운 그는 올해 한예종 전문사 과정에 진학했다. “한예종 예비학교 시험을 준비할 때 복도에서 들으니, 김 선생님의 호통 소리가 들렸어요. 몹시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호랑이 선생님으로 알려졌지만 매우 따뜻한 분이세요.” 어릴 때 기억 중 또렷한 건 대관령음악학교 때 일이다. “대관령에서 카리스마가 강렬한 정경화 선생님이 강아지를 안고 가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리허설을 하는 연주자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임지영은 하루도 연습을 빼먹지 않는다. 좀 부족하다 싶으면 새벽까지 바이올린과 씨름한다. 지난해부터 일본음악협회 후원을 받아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 바이올린을 쓴다. 순수 국내파인 그는 지금까지는 유학 갈 생각이 전혀 없다. “유학이 아니라 외국에서 한동안 살고 싶은 게 먼저예요. 자주 나가기는 하지만 외국에 대한 궁금증이 많기 때문이죠.”

임지영이 서는 ‘페스티벌 오브 바이올리니스트’ 시리즈는 나라 안팎의 대표 연주자 5명이 참여하며 12월까지 계속된다. 3월엔 베로니카 에베를레(24일)와 알리나 이브라기모바(31일)가 첫 내한 독주회를 한다. (02)6303-1977.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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