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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록스타’ 모차르트

등록 2016-03-17 20:54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아마데우스’ 오리지널 공연

2009년 프랑스 초연…큰 인기 끌어
첫 아시아 투어 첫 방문지가 한국
강렬한 록음악에 감각적 안무 눈길
레퀴엠 등 원곡도 곳곳에 스며들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록스타로 무대에 선다.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클래식 선율이 언뜻 펼쳐지는 듯하더니 강렬한 록음악으로 무대가 채워진다. 화려한 의상과 감각적인 안무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11일부터 무대에 오른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 공연인 뮤지컬 <아마데우스>는 이야기와 노래, 춤과 의상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무대를 펼쳐보였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뮤지컬 무대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막이 열리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취임식이 열린다. 붉은 조명에 웅장한 음악, 세련된 안무가 관객을 압도한다. 신임 대주교는 자유분방한 모차르트를 억압하고, 이에 모차르트는 만하임으로 음악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첫사랑 ‘알로이지아’를 만난다. 이어 음악적 발전을 위해 파리로 떠나지만, 파리 시민들의 냉대 속에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만다. 절망 속에 다시 알로이지아를 찾아가지만, 그녀는 애초부터 자신의 출세를 위해 모차르트를 이용했을 뿐임이 드러난다.

이렇게 1막이 모차르트의 인간적 고통과 성장 과정을 그렸다면, 2막에선 우리 관객한테도 익숙한 살리에리와의 경쟁과 모차르트의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에 정착한 모차르트는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서 잇달아 명작을 만들어낸다. 알로이지아의 동생 콘스탄체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식까지 올린다. 그러나 ‘피가로의 결혼’ 작곡을 계기로 살리에리의 공격은 절정에 이르고, 아버지의 죽음까지 겹치면서 모차르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장송곡 ‘레퀴엠’ 작곡에 빠져든다. 작품은 영화 <아마데우스>(1984, 감독 밀로시 포르만)와 달리 모차르트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춘다.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모차르트, 살리에리, 알로이지아 등의 독창곡이 특별히 빛난다. 알로이지아가 처음 등장하면서 부르는 ‘빔 밤 붐’(Bim Bam Boom)은 관객들조차 그녀에게 빠져들게 한다. 모차르트가 파리에 도착해 희망에 차서 부르는 ‘나를 새겨주오’(Tatoue-moi)는 관객의 귀에 꽂히고, 첫사랑의 배신에 절망해 부르는 ‘장미 위에 누워 잠이 들고’(Je dors sur des roses)는 모차르트의 고통에 공감하게 만든다. 모차르트를 연기한 미켈란젤로 로콘테는 한국이라면 주연 자리를 꿰차기 어려워 보일 만큼 키가 작지만, 노래와 연기 실력은 수준급이다.

2막에 등장하는 살리에리의 노래를 더 좋아할 관객도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확인한 살리에리는 악보가 너무 복잡하다고 욕하면서도 ‘즐거움이 고통을 주네’(C’est le bien qui fait mal)를 부르며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사랑을 토로한다. ‘악의 교양곡’(L’assasymphonie)도 명곡이다. 살리에리의 인간적 매력을 살려낸 로랑 방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페뷔스’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들의 노래는 모두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이뤄져 있는데, 극장에선 무대에 집중하고 극이 끝난 뒤 번역된 노랫말을 찾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모던 발레를 기본으로 한 안무와 화려한 의상은 관객에게 또다른 만족감을 준다. 모차르트 노래(‘장미 위에…’)에 등장하는 발레리나의 춤사위와 살리에리 노래(‘즐거움이 고통을 주네’)에 곁들여진 군무는 국내 무대에서 보지 못했던 수준이다. 알로이지아는 첫 등장에서 서양의 드레스 의상이 얼마나 화려해질 수 있는지 뽐내는 듯하다.

곳곳에 숨어 있는 모차르트의 원곡도 귀를 잡아끌 것이다. 교향곡 40번(K.550), 세레나데 13번(K.525,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K.492) 등이 짤막하게 뮤지컬에 녹아 있다. 특히, 오페라 레퀴엠 3악장이 극의 마지막 대목을 장식하는데 소프라노 오딜 하임버그가 따로 무대 한 쪽에 나서 아리아를 펼쳐 보인다.

작품은 2009년 프랑스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록>이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뒤 최단기간에 110만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은 첫 아시아 투어로, 한국이 첫 방문지이다. 올해 유일한 뮤지컬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이기도 하다. 한국 공연의 검은색 위주의 포스터는 극의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했고, 1막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도 일부 있을 듯하다. 4월2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표값 6만~16만원. 1544-1555.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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