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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앨범에 향수·돌·고기 그림…“재밌잖아요”

등록 2016-03-17 20:56수정 2016-03-18 10:11

 사진 유스리스 프리셔스 제공
사진 유스리스 프리셔스 제공
밴드 ‘푸르내’ 인터뷰

2014년 ‘3인조’ 팀 만든 초교동창
고운 노랫말에 80년대 음악 느낌
“제가 베이스를 한 건 은연중에 친구들이 기타를 열심히, 그리고 나보다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해서였어요.”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초등학생들은 동시에 음악에 관심을 갖고 악기를 배우는 데 열심이었다. 그 무렵 김성준은 지방으로 이사를 갔다. 나중에라도 친구 유완무와 이경환과 같이 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그때는 기타 대신 베이스를 택하리라고 마음먹었다. 완무와 경환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를 같이 다녔다. 다른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했던 ‘얄개들’을 파하고, 2014년 마침내 김성준과 셋이서 푸르내를 결성했다. 친구들은 데뷔 싱글 <시장속으로>를 발표하고 3월3일 1집 <야생의 밤>을 냈다.

순정만화 주인공 이름 같은 푸르내는 ‘짙푸른’ 느낌을 살리려는 조어였다. 우울증을 뜻하는 ‘블루’의 제 나름의 번역어인 셈이다. ‘ㅍ자, 3음절, 우리말’ 말들을 찾아 사전을 뒤적이다 결국 낙착되었다.

노래에는 1970~80년대 ‘그룹 사운드’ 같은 단단함이 배어 있다. 악기들은 순서대로 앞으로 나와주면서 서로의 음역을 배려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템포를 잃지도 않는다. ‘겨울남자’는 ‘현경과 영애’(1974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단 하나의 앨범을 낸 여성 듀오, ‘그리워라’가 대표곡)의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가사도 옛날 노래처럼 곱다. ‘발걸음 달리네 새로운 봄이 날리네’(겨울남자), ‘아주 먼 곳으로 떠나 갈 때 뒤에 보이는 너의 얼굴’(아주 먼 곳)…. 성정도 옛날 사람 같을까. 아니란다. “저희들 요즘 사람들이거든요. 구제도 안 입고 새 옷만 입거든요. 시계도 카시오고요. 이건 아닌가.”(유완무)

<야생의 밤> 앨범 아트워크는 각자 물건을 적어내고 힙합뮤지션 기린이 골라 그림으로 그렸다. 누구는 좋아하는 것(유완무의 고기)을 적고 누구는 떠오르는 것(이경환의 돌), 누구는 앨범 커버로 좋을 만한 것(김성준의 향수)을 적었다. 모이고 나니 세 물체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조합이 되었다. “비슷한 거는 재미없을 것 같아서요.” 셋은 향수, 돌, 고기만큼 다르지만, 재밌는 것을 찾아다니는 점에서 비슷하다. 지방으로 혼자 떨어져 내려간 소년의 그리움이 이랬을까. ‘시간이 지나서 다른 누굴 만나 서로 눈 감으면 문득 너의 생각….’(유소년의 비애) 물론 그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친구들은 모여서 즐겁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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