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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빌리 코위 3D 무용극 안에 김C 있다

등록 2016-03-28 18:58

빌리 코위의 신작 무용극 '셰익스피어 니즈 유'. 사진 ‘페스티벌 봄’ 제공
빌리 코위의 신작 무용극 '셰익스피어 니즈 유'. 사진 ‘페스티벌 봄’ 제공
‘2016 페스티벌 봄’ 초청공연

스코틀랜드 출신 전방위 예술가
“셰익스피어와 너무 비슷” 콕 찍어
김C, 셰익스피어로 영상 속 등장
“아니, 날 몰라봐,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어느 날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화상전화를 걸어와 자신을 몰라본다며 상대를 타박한다. 그런데 이 대사를 날리는 사람은 배우가 아니라 가수 김C다. 그는 비교적 또렷한 발음으로 천천히 대사를 읽어갔다. 김C는 이미 방송 교양프로그램에서 내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전방위 예술가인 빌리 코위의 신작 무용극 <셰익스피어 니즈 유>(Shakespeare Needs You)에서 셰익스피어 역을 맡았다.

김C는 어떻게 이 작품에 나오게 됐을까? 빌리 코위가 여러 사진 중 김C의 얼굴을 본 뒤 “셰익스피어와 이미지가 너무 비슷하다”고 콕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분과 작업을 같이하게 돼 영광”이라고까지 했다. 이 작품은 ‘2016 페스티벌 봄’ 초청공연으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주한영국문화원이 제작을 후원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빌리 코위는 3D 안경을 끼고 보는 3D 무용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그의 3D 무용극은 한국에선 처음으로 선보인다. 3D 춤 영상을 보면, 춤꾼의 몸 위로 드로잉 이미지를 쏜다. 빌리 코위는 “화면 앞에 있는 실제 춤꾼을 보면서 무엇이 실제이고 허구인지 비교하면 흥미롭다. 프로젝터가 쏘는 드로잉 이미지와 춤꾼의 그림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했다.

<셰익스피어 니즈 유>에서 셰익스피어 역의 김C는 화상전화로 박명훈, 한류리 등 두 춤꾼과 통화하며 작품을 만든다. 물론 빌리 코위가 만든 구성 속에서 말이다. 두 춤꾼은 실시간으로 공연하고 셰익스피어의 얼굴은 영상으로 투사된다.

25분짜리 작품의 얼개는 대략 이렇다. 두 명의 안무가이자 춤꾼이 작품 구상의 영감을 얻으려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셰익스피어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을 그들의 신작에 사용하도록 설득하고, 춤꾼들은 그들이 ‘빅 헤드’라고 부르는 셰익스피어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 시험하게 된다.

이번 공연에선 <셰익스피어 니즈 유>와 함께 작가의 다른 3D 무용극 <아트 오브 무브먼트>, <다크 레인>, <탱고 오브 솔리튜드>도 무대에 올린다. 춤꾼들과 함께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고, 아름다운 3D 탱고를 감상할 수 있다.

빌리 코위는 안무가, 작곡가, 연출자, 댄스 필름 제작자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다. <비비시>(BBC) 등 방송사와 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랑스 국제 현대무용 페스티벌 등 세계 공연예술 축제에서 활동했다.

빌리 코위의 예술적 변신과 성장의 궤적은 무척 흥미롭다. 먼저 에든버러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벨기에에서 작곡 활동을 했다. 음악을 연구하면서 무용에 관심을 가졌다. 음악의 구조나 리듬이 춤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춤꾼들은 오랜 시간 신체훈련을 받지만 저는 음악을 통해 무용에 접근했다. 그래서 춤꾼들이 움직임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0년에 안무를 시작한 그는 이후 대학에서 무용, 음악, 연극, 시각예술을 가르쳤다. 그는 ‘걸어다니는 다원예술’이라 부를 만하다. 공연은 이달 31일~4월3일 서울 문화창조벤처단지 셀(cel)스테이지. (02)730-9617.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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