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 사진 세븐시즌스 제공
컴백 앞둔 블락비 콘서트 현장
인류 문명 역사 보여주는 콘셉트
새로운 해석 더한 라이브 무대
박경이 만든 새 앨범 신곡 선봬
인류 문명 역사 보여주는 콘셉트
새로운 해석 더한 라이브 무대
박경이 만든 새 앨범 신곡 선봬
“블락비는 꽃이 만개하듯 개화기에 이른 것 같다.”(지코)
블락비가 4월11일 완연한 봄 컴백한다. 1년 7개월 만의 컴백을 앞두고 4월2일과 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체조경기장에서 두 차례의 대형 공연을 열었다. “체조경기장이 꿈의 무대였는데요, 많이 와줘서 감사합니다.”(태일) 하루 1만명씩 이틀 동안 2만명의 팬들이 공식 응원봉인 ‘꿀봉’을 들고 모였다. 블락비 팬들은 ‘꿀벌’로 불린다.
1년 7개월 사이 블락비 멤버들은 성장기 청년들이 그렇듯 몰라보게 달라졌다. 힙합이 음원 1위로 올라오는 것은 블락비의 리더 지코에 이르러서 ‘보통의 현상’이 되었다. 지코는 지난해 11월 팝적이면서도 그루브가 있는 ‘보이즈 앤 걸즈’로 방송 출연 하나 없이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첫번째 솔로곡인 ‘터프 쿠키’(2014년 11월)부터 ‘웰던’(2015년 2월), ‘말해 예스 오어 노’(10월)로 이어지던 1위 행진의 절정이었다. <엠넷>의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우미더머니4>를 통해서는 ‘거북선’ 등으로 프로듀싱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새로운 도전은 올초에도 이어졌다. 1월 미니싱글 <브레이크 업 투 메이크 업>(Break Up 2 Make Up)에서는 애절한 발라드인 ‘사랑이었다’를 만들고 ‘너는 나 나는 너’에서는 노래와 랩을 동시에 선보이기도 했다. 래퍼인 박경은·박보람과의 솔로곡도 내놨다. 피오(P.0)와 비범, 유권은 블락비 바스타즈로 활동하며 조금 더 센 랩과 노래를 선보였다.
‘블록 버스터’(BLOCK BUSTER) 공연은 쥐라기 시대에서 시작해 인류 문명의 역사를 보여주는 콘셉트로 진행되었다. 블락비 바스타즈의 ‘찰리 채플린’을 영화 <모던 타임즈>를 연상시키는 화면으로 구성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품행제로’를 제2차 세계대전 전투 장면에, ‘잭팟’을 미국의 ‘골드 러시’에 맞춘 것은 유쾌한 아귀맞춤이었다. 지코 솔로 앨범의 ‘유레카’를 르네상스 시대 콘셉트로 부른 것도 애교스러웠다.
앨범에 실린 곡을 라이브로 완벽하게 들려준다는 점에서도 기특했지만 새로운 해석도 많았다. ‘로맨틱하게’는 재즈 버전으로 편곡했다. 지코의 솔로 앨범 곡인 ‘사랑이었다’는 원래 앨범에서 노래한 에프엑스의 루나 대신 태일이 불렀는데 콘서트의 중간 정점을 찍는 아름다운 무대였다. 지코 솔로곡 ‘유레카’에서는 비범이 격렬한 댄스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재효가 여자 분장을 하고 ‘보통연애’를 부를 때는 예상대로 큰 웃음이 터졌다. 자존심 있는 래퍼라도 정해진 가사를 내뱉는 ‘아이돌식’ 공연을 피해갈 순 없지만 그들의 ‘스웩’은 곳곳에서 발휘됐다.
거친 아이들에서 달콤한 아이들로 변화해온 블락비는 한결 성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공연 후반 사람 크기 인형이 나오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티저로 공개하면서 미니앨범의 타이틀 ‘토이’가 공개되었다. 곧이어 모두 우산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워킹 인더레인’(W.In the Rain)이 이어졌다. 새 앨범에 들어갈 신곡으로 박경이 작사작곡했다.
지코는 눈썹을 움직이는, 못마땅함과 건방짐을 왔다 갔다 하는 표정 연기와 함께 말솜씨로 팬심을 홀렸다. “저희들의 콘서트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재밌는 콘서트에 초대된 것 같다. 꽃이 만개하듯 (우리 음악이) 개화기에 이른 것 같다. (꽃이) 벌에 쏘이는 건 두렵지 않다. 여러분이 벌이니까.”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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