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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그녀 손에서 국악·서양음악이 하나로

등록 2016-04-12 19:18수정 2016-04-13 09:18

국립국악관현악단 첫 여성지휘자 이혜경. 사진 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첫 여성지휘자 이혜경. 사진 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첫 여성지휘자 이혜경

22일 ‘무위자연’ 시리즈 무대 올라
2001년까진 국악 연주자로 활동
그후 지휘자 꿈꾸며 10년 유학길

“장단 등 국악기 연주 특징 살리려
새로운 지휘법 준비하고 있어요”
“서양음악 지휘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과 응용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해, 한국음악의 특성에 맞게 지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1995년 창단 이래 최초로 여성 지휘자 이혜경(55)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오는 22일 무대에 오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 시리즈 <무위자연> 연주다. 이혜경은 담담한 반응이다. “여성이냐 남성이냐 뭐 그런 것보다 그냥 한 사람이지요. 아무튼 여성으로서 꼼꼼하고 세심한 부분을 더 잘 반영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휘자 이혜경은 국악과 서양음악 양쪽에 전문성을 두루 지녔다. 국립국악고와 서울대 및 동 대학원에서 거문고를 전공했는데, 서울대 국악과를 ‘전공실기 A+’ 성적으로 졸업했다. 절대음감을 바탕으로 서울대 음대 동양음악연구소와 문화재청 문화재관리국에서 민요 채보자로서도 활동했다.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2001년 불혹의 나이에 지휘자의 꿈을 좇아 폴란드 크라쿠프 국립음악원으로 날아가 10년간 서양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했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지휘법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국립극장 연습동 4층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에 초연하는, 미국 작곡가 도널드 워맥이 작곡한 <흩어진 리듬>을 연습중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눈이 그에게로 향했다. “서양음악에서는 현악기군이 50명 정도 되는데, 우리는 현악기가 별로 없잖아요. 자, 가야금만 한번 해볼래요. 크레센도(점점 세게)까지.” 국악관현악이 울리다가 다시 멈췄다. “자, 2악장 두번째 마디부터 다시 해볼게요.”

연주하기가 그리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작곡가가 한국 음악에 매료됐다고 하지만, 국악기의 특성에 잘 맞춰 작곡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국악과 서양음악을 모두 아는 그가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는 느낌은 어떨까?

“서양음악과 한국음악은 기본적으로 편성 악기를 비롯해 연주법, 박자단위 등 다양한 점에서 다릅니다. 그래서 서양음악을 토대로 확립된 지휘법으로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예비박, 기본패턴, 다양한 악상기호 등 지휘의 기본은 서양음악 지휘법을 적용하되, 서양악기와 다른 국악기만의 연주법과 특징들 즉 장단, 삼분박(한 박자가 세 개로 나눠지는 리듬), 다양한 시김새(장식음)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휘법을 응용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지휘봉의 움직임도 달라진다. “활을 사용하는 서양 오케스트라의 현악기군의 표현과 손가락, 술대로 뜯는 가야금, 거문고의 표현은 매우 다릅니다. 서양음악을 지휘할 때 지휘봉의 움직임은 각이 지지만 국악을 지휘할 때 지휘봉은 선으로 이어집니다.”

이혜경은 연습 중인 <흩어진 리듬>에 대해 “작곡가가 원하는 대로 중간에 박자 변화가 많아요. 장단이 없어서 연주자들이 힘들 겁니다. 하지만 관객에겐 상당히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무위자연> 무대에서는 <흩어진 리듬>과 함께 토머스 오즈번 작곡의 <하루>, 김영동의 초기 명작 <단군신화>와 임준희 작곡의 대작 <어부사시사>가 연주된다. 22일 오후 8시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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