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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시대가 불편해하는 진실…“공연으로 자유케 하리라”

등록 2016-04-12 22:19

극단 신세계는 “이 시대가 불편해하는 진실들을 공연을 통해 자유롭게 하자”는 목표를 두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수정 대표, 이은정, 김보경, 강지연, 김선기, 김형준, 박미르, 김정화, 박경찬, 하재성, 오우람, 이창현, 홍정민, 김두진, 권주영.  극단 신세계 제공
극단 신세계는 “이 시대가 불편해하는 진실들을 공연을 통해 자유롭게 하자”는 목표를 두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수정 대표, 이은정, 김보경, 강지연, 김선기, 김형준, 박미르, 김정화, 박경찬, 하재성, 오우람, 이창현, 홍정민, 김두진, 권주영. 극단 신세계 제공
[젊은극단을 찾아서] (4) 극단 신세계

지난해 극단명 바꾸며 폭발적 성장세
표현력 강해…관객이 공연중단 요청도
“‘연극 이래야 한다’는 정답 피할 것”
“극단 신세계를 삼행시로 풀면 ‘신나라, 세상아, 계속 신나라’다.”(김두진 배우) “더 나은 세상을 탐색하고 모색하는 극단이다.”(박경찬 배우) “친하고 성격 좋은 사람들이 모여 싸움을 일으키지 않는 극단이다.”(김수정 대표 겸 연출)

그냥 분위기 좋은 극단 같다. 하지만 대학로에서 신세계는 ‘쎈 극단’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 올린 공동창작 연극 <그러므로 포르노>는 관객이 공연 중지를 요구해 화제가 됐다. 무대 바닥의 흥건한 물을 배우가 마시는 장면 등이 불편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신세계는 그럴 정도로 ‘표현력의 한계에 도전’한다.

“짜증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혹은 그것보다 더 과장해서 표현하고자 한다. ‘표현이 쎄다’는 느낌도 드는데, 선생님들이나 선배님들이 하지 말라는 표현양식을 하다 보니 그리 보인다. 세련된 작품은 나중에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연극은 이래야 해’라는 정답을 피하고 싶다.” 김수정 연출의 설명이다.

지난 10일 서울 한성대입구역 부근 연습실, 20여명의 배우와 스태프가 올더스 헉슬리 원작의 <멋진 신세계>(21일~5월1일 혜화동1번지) 연습에 한창이다. “헨리, 오늘 저녁에 뭐해요? 나와 성교할래요.” “이런, 어쩌죠. 오늘 저녁엔 레니나와 성교하기로 했어요.” 배우들의 대사처럼 이 미래사회에선 누구와도 서로 섹스하며, 인간이 자궁이 아니라 공장에서 대량생산된다. 쾌락을 주는 ‘소마’는 이 사회를 유지하는 최면제다. 연극은 이 거짓 유토피아를 통해 2016년 당신은 과연 행복하냐고 묻는다.

신세계는 “새로운 세계, 믿을 수 있는 세계를 만나고 싶은 젊은 예술가의 모임이다. 이 시대가 불편해하는 진실들을 공연을 통해 자유롭게 하고자 한다”고 극단을 소개한다. ‘표현력 한계에 대한 도전’과 ‘불편한 진실에 대한 도전’은 신세계를 끌고 가는 두 날개다. 배우와 연출부가 15명, 스태프까지 합해 모두 22명이다. 김수정 대표는 ‘연출동인 혜화동1번지’ 6기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에 <안전가족>을 올리면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그리스 영화를 원작으로 ‘강요된 질서를 지키려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7월에는 손창섭 원작의 <인간동물원초>로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에서 연출상을 수상하면서 대학로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신세계는 2010~2014년엔 ‘창작집단 툭’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납량무용극 <귀신의 집>, 협동조합극 <우리동네, 미쓰리> 등을 올렸다. 지난해 지금의 이름으로 극단명을 변경하면서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세계의 올 한해 공연 일정도 빼곡하다. 지난해 화제작 <그러므로 포르노>가 오는 6월 ‘검열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다시 오를 예정이다. 8월 김수정 작·연출로 <가제: 세월호>를 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상연하고, 9월 혜화동1번지 2016 가을 페스티벌 ‘환경’에 참가하며, 11월엔 2016 남산예술센터 시즌프로그램으로 신작 <파란나라>를 선보인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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