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Rusalka). 사진 국립오페라단 제공
늘 먹던 것만 먹는 ‘오페라 편식’이 심한 가운데, 식탁에 새 요리가 올라온다. 국립오페라단의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Rusalka)다.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는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의 대표적인 오페라는 이번에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루살카>는 물의 정령의 이야기를 담아 ‘체코판 인어공주’로 불린다. 루살카는 인간을 사랑했지만 버림받는다. 그리고 후회하며 돌아온 남자를 죽음의 키스로 맞는다.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가 일품이다. 이달 28일~5월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0-3540.
앞서 국립오페라단은 2013년 바그너의 <파르지팔>에 이어 지난해 비제의 <진주조개잡이> 등을 국내 초연한 바 있다. 사실 이런 작품의 국내 초연은 국립오페라단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무조건 박수를 쳐줘야 한다’는 게 공연계의 중평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국내 초연작을 선보이는 게 ‘국립’의 사명이기도 하다.
국립오페라단은 국내 초연작인 비발디의 <오를란도 핀토 파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말로 ‘가짜 미치광이 오를란도’라는 뜻으로, 중세 기사 오를란도와 마녀 에르실라 등 다양한 인물들 사이의 사랑, 질투, 복수를 그렸다. 비발디의 음악은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5월18~21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달이 물로 걸어오듯'.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은 대중과 마니아 모두를 흡수하는 레퍼토리의 안배를 강조했다. “베르디, 푸치니 등의 대중적인 작품으로 3분의 1, 베르디와 푸치니에 준하지만 아직 덜 알려진 오페라로 3분의 1, 나머지 3분의 1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같은 더욱 센 작품으로 안배할 계획이다.”
못 보던 오페라로는 국내 창작오페라도 있다. 대표적인 게 서울시오페라단의 ‘세종 카메라타’ 시리즈다. 세종 카메라타는 2012년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이 국내 창작 오페라의 콘텐츠 연구·개발을 위해 국내 대표 극작가, 작곡가들과 함께 결성한 워크숍이다.
올해에는 2014년 초연한 <달이 물로 걸어오듯>(최우정 작곡, 고연옥 대본)을 지난 2월 앙코르 공연했다. 이어 같은 달 국내 초연의 창작오페라 <열여섯 번의 안녕>(최명훈 작곡, 박춘근 대본)을 올려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 국내 무대에서 보지 못한 명작 오페라와 함께, 국내 창작오페라를 만나는 것은 큰 기쁨이다.
손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