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반구대'. 사진 씨어터제로 제공
27·28·30일 울산 특설무대 공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목표
고래 형상화 등 화려한 영상에
음향도 강렬한 ‘사운드 이미지극’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목표
고래 형상화 등 화려한 영상에
음향도 강렬한 ‘사운드 이미지극’
“반구대 암각화는 인류 최초의 고래사냥에 관한 기록일 뿐 아니라, 그 연대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그만큼 정교하고 명확한 고래사냥 장면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다니엘 로비노 파리국립자연사박물관장)
한국의 ‘반구대 유적’을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연극 <반구대>가 이달 말 무대에 오른다. 구광렬 작가의 같은 제목 소설을 원작으로 오태영이 대본을 쓰고 심철종이 연출을 맡았다.
사운드 이미지극을 표방한 이 작품에는 화려한 영상과 음향을 바탕으로 40여 명의 군무와 객석을 떠다니는 장치들이 나온다. 그 동안 사운드와 이미지를 덧입힌 연극은 시도돼 왔지만, 서사의 보충이나 작품 배경용으로 가끔씩 간접적 방식으로 사용되는 정도였다. <반구대>는 사운드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배우의 연기와 앙상블을 이뤄 연극적 시너지를 낸다.
공연의 핵심인 고래의 모습은 스펙타클한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거기에 다양한 디자인의 오브제들도 더한다. 영상 디자인은 그림 올리브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의상은 이상봉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공연 목표가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여서, 공연 대상도 한국을 넘어 전세계 관객으로 잡았다.
심철종 연출은 “사운드 이미지극은 연극적 서사 구조에 강렬한 음악적 사운드와 배우의 에너지 넘치는 육성이 더해진다. 여기에 몸짓 연기와 40여 명의 군무, 영상과 객석을 부유하는 장치들이 더해져 사운드 이미지 극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작 <100인의 햄릿> 제작·연출하고, 2015년 제19회 온달문화축제기념 특별공연 <아단성>을 연출했다. ‘1인 극장’으로 화제가 된 <심철종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올리기도 했다.
연극의 얼개를 보면, 선사시대 ‘큰 가람터’라는 곳에 부족민들이 살고 있다. 부족장 ‘으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주먹’과 ‘그리매’다. 큰주먹은 야심가로 으뜸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그리매는 오로지 반구대에 그림을 새겨 넣는 것에 몰두한다. 둘 사이엔 ‘꽃다지’라는 여성이 있다. 큰주먹은 꽃다지를 짝으로 삼고 싶어하지만 꽃다지는 그리매와 사랑하는 사이다. 큰 가람터에 지진이 나고 기근이 벌어진다. 부족민들은 고래를 사냥해 기근을 해결하기로 한다. 으뜸이 된 큰주먹은 꽃다지를 짝으로 선포하지만 꽃다지는 그리매의 아이를 가진 상태. 마을의 큰어미인 ‘매발톱’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꽃다지를 새로운 큰어미로 추대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매발톱 역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박정자, 으뜸 역은 정재진 ‘만종리 대학로극장’ 대표 등이 맡는다. 공연은 오는 27일과 28일엔 울산 태화강 둔치 특설무대, 30일엔 울산 반구대 집청정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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