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산순례길 행사 모습. 안산문화재단 제공
안산거리극축제 새달 5일 개막
공중공연 등 50개 작품 선보여
공중공연 등 50개 작품 선보여
‘몸으로 기억하고 성찰하는 세월호’ 안산순례길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안산순례길은 2014년 세월호 참사 1년여 뒤인 지난해 5월 시작돼, 예술가들이 시민과 함께 안산을 걸으며 기억하고 성찰하는 행사다. 안산순례길은 지난해 ‘한국근현대사의 압축판’인 안산이라는 도시와 세월호 참사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에도 무기력과 망각에 맞서 새로 조성된 순례길을 걸으며 안산의 곳곳을 새롭게 발굴하고 성찰한다. 윤한솔이 연출을 맡고 극작가, 퍼포먼스 작가, 디자인그룹, 배우 등이 다음달 7일과 8일 오후 1시부터 모두 두 차례 행사를 연다. 안산순례길은 ‘2016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프로그램의 하나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다음달 5~8일 나흘간 ‘지금, 우리는 광장에 있다’란 주제로 안산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이 광장은 광화문 광장의 약 2.64배 규모다. 이 축제는 지난해 ‘세계축제협회(IFEA) 피너클어워드’ 금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리 공연예술축제다.
5일 저녁 9시 공연되는 개막작 <천사의 광장>(Place des Anges)은 아시아 초연이다. 2009년부터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이 작품은 대규모 ‘에어리얼 퍼포먼스’(공중공연)다. 순백의 옷을 입은 천사들은 광장의 하늘과 건물을 넘나들며 관람객의 머리 위로 1.5톤의 깃털을 뿌린다. 사방에서 뿌려지는 순백의 깃털은 관람객에게 마치 5월에 내리는 눈처럼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을 펼치는 프랑스 출신의 ‘컴퍼니 그라떼 씨엘’(Compagnie Gratte ciel)은 서커스에 기반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공연팀이다. 도심 빌딩들의 꼭대기를 와이어로 연결해 인간과 도시의 관계를 시적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해왔다. 윤종연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은 “시간이 흘렀어도 아직 안산에는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천사의 광장>에서 내리는 깃털이 안산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순백의 눈처럼 덮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스페인 출신의 ‘그루포 푸하’가 올리는 <카오스모스>다. 라이브밴드의 강렬한 연주를 배경으로 ‘우주 항해’를 담았다. 크레인에 매달린 둥근 구조물 위에서 배우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화려한 곡예를 벌인다. 광장 어디에서나 시야에 불편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축제에는 모두 13개국 50개 작품(ansanfest.com/kr)이 참여하며, 모든 공연은 무료다. (031)481-053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안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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