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의 손가락을 지닌 로봇 ‘테오 트로니코’와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피아노 배틀 콘서트를 연다. 성남아트센터 제공
다음달 16~20일 성남아트센터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프로세다
명곡 1천여곡 치는 로봇과 배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프로세다
명곡 1천여곡 치는 로봇과 배틀
지난달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초미의 관심이었다. 슈퍼컴퓨터 1200대의 동시 연산으로 무장한 알파고가 세계 최정상급 기사 이세돌에게 4승을 챙기며 이겼지만, 미래사회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수많은 논쟁을 촉발한 대국이었다.
이번엔 인간과 로봇이 ‘피아노 배틀’을 벌인다. 예술과 과학이 융복합된 인간 대 로봇의 피아노 연주 대결은 토크형 콘서트로 진행된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한다는 예술 분야에서 로봇은 어떤 음악적 수준을 보일지 주목된다. <인간 vs 로봇 피아노 배틀>은 성남문화재단이 5월16~20일 성남지역 초등학교 6학년 8800명을 대상으로 성남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특별한 무대로 기대된다.
무대에 서는 로봇은 ‘테오 트로니코’이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이에 맞선다.
테오 트로니코는 53개의 손가락으로 1000곡 이상의 피아노 명곡을 완벽하게 연주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프로세다는 자유로운 연주와 다채로운 음색으로 깊은 감정과 내적 고찰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4살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현재 이탈리아 대표 피아니스트로 자리잡았다. 런던필하모닉, 모스크바국립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과 정기적으로 협연하며 활발한 음반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콘서트에서는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곡을 각자 잘하는 스타일로 연주한 뒤, 상대방의 연주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자의 장점으로 로봇은 방대한 기억력과 빠르고 기계적이며 정확한 연주, 사람은 곡에 대한 해석과 작곡자의 행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이야기한다.
공연을 통해 학생들은 인간과 로봇 피아니스트의 차이점을 이해하면서, 예술분야에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없으며 아홉차례 초등생 관람 좌석도 이미 모두 매진됐다.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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