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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황혼 로맨스로 재회…“부부 연기라 좀 쑥스럽네요”

등록 2016-05-02 18:43

연극 <장수상회> 주인공 이호재(왼쪽), 양금석 배우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옥상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연극 <장수상회> 주인공 이호재(왼쪽), 양금석 배우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옥상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연극 ‘장수상회’ 이호재·양금석

치매노인과 소녀감성 꽃집여인
애틋한 사랑에 동네주민들도 응원
15년만에 다시 연기호흡 맞춰
“치매에 걸린 72살 노인 김성칠은 오해를 딛고 68살 꽃집 여인 임금님과 사랑을 발전시키지요. 오해를 극복하고 성사된 굴곡진 사랑인데다, 생이 얼마 남지 않아 더 애틋하지요.”(김성칠 역 이호재) “이미 사랑을 해본 나이라, 부족함과 이쉬움을 아는 역할이에요. 금님이도 병에 걸렸으니까 사랑이 더 절실하고 안타까운 거예요.”(임금님 역 양금석)

영화 <장수상회>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같은 이름의 연극으로 다시 찾아온다. 연극 <장수상회>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평생 뚝심으로 살아온 성칠(이호재·백일섭 분)이 사랑 앞에서 당찬 금님(양금석·김지숙 분)을 만나면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최근 서울 대학로 연습실에서 이호재(75)-양금석(55) 짝을 만났다.

줄거리는 영화와 비슷하다. 성칠과 금님의 로맨스와 이들의 연애를 응원하는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에서는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이 호흡을 맞췄다. 영화가 두 주인공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연극에선 이들이 처한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재개발 직전의 가게들이 있는 동네는 잃어버린 삶을 보여주며, 한편으로는 꽃집을 통해 생동감 있는 삶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호재와 양금석은 각자 배역에 깊이 빠져있다. “성칠은 아주 멀쩡한 사람 같지만 (치매에 걸려) 자기를 모르고 사는 사람이죠. 소리를 꽥꽥 지르고 살다가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자, 처음엔 투덜거리다가 어느새 사랑으로 발전합니다. 사랑의 밑바탕에는 아픔과 슬픔이 있는데, 이 사람은 그런 게 전혀 없이 살아갑니다.”(이호재) “금님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현명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성칠은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깔끔한 성격이지요. 실제 저라도 이런 기억을 잃은 성칠을 위해 새로운 사랑을 그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양금석)

사실 두 사람이 부부 또는 연인으로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국립극단이 정진수 연출로 올린 <햄릿>에서 왕(햄릿의 숙부)과 왕비(햄릿의 어머니)로 출연했다. 이번에 15년 만에 다시 짝으로 출연하는 것이다.

“연극 무대에서 두 번씩이나 짝으로 만나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에요”라고 이호재가 운을 떼자 “햄릿 할 때는 그냥 하라고 해서 했는데, 이번에 부부의 감정을 느끼며 연기 하려니까 좀 쑥스러워요. 선생님(이호재)은 10년은 더 젊어 보이세요”라고 화답했다.

이호재는 우리 사회가 노인 문제에 좀 더 관심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 “연극 <황금연못>을 보면, 외국에서 인생의 황혼은 무척 아름다운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요. 젊은이들이 권력과 돈을 다 가졌으니까, 노인 얘기가 어디 낄 틈이 없어요. 그런데 점점 고령화 사회가 돼가니까, 그걸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지 연극적으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양금석은 “영화보다 연극에서 더 주제를 잘 전달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군더더기를 많이 잘라내 이해도 쉬워요. 중장년층과 노년층 관객이 많이 올 걸로 기대해요”라고 한다. 5~29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1544-1555.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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