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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계 아이돌에서 ‘혁명가들’로

등록 2016-05-09 19:24수정 2016-05-14 09:21

‘앙상블 디토’.  사진 크레디아 제공
‘앙상블 디토’. 사진 크레디아 제공
앙상블 디토, 10번째 시즌 공연
다음달 25일부터 ‘디토 페스티벌’
지난 2007년 혜성처럼 등장해, 연예인 못지않은 팬덤 현상과 전례 없는 실내악 공연 매진 사례를 이끌어 내며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앙상블 디토’가 10번째 시즌 공연을 연다. 오는 6월25일부터 7월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엘지(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 ‘한계를 넘어선 자’에서 신화의 한 사이클을 완성한다.

앙상블 디토의 시작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편성의 실내악단이었다. 당시 먼저 눈에 띈 것은, 젊은 남성 연주자들의 말끔한 슈트 차림과 빼어난 연주 실력, ‘엄친아’라 불릴 화려한 이력이었다. ‘클래식 음악계 아이돌’이란 별칭도 생겼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이뤄낸 결과물을 단순히 ‘아이돌’ 이미지와 연결 짓기는 아쉽다. 고정관념을 깨는 행보는 기존 클래식 음악계에 강력한 자극제가 됐고, 의미 있는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 최초로 매니지먼트사(크레디아)의 위력과 마케팅 전략의 성공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라고도 할 만하다.

앙상블 디토는 2009년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건 ‘디토 페스티벌’을 열며 실험과 도전을 이어갔다. 음악뿐 아니라 무대 연출, 메이크업, 의상까지 청중을 클래식 음악으로 끌어당겼다. 공연에 앞서 화보와 뮤직비디오를 선보였고 팬미팅을 열었다. 에스엔에스(SNS)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소식과 리허설 상황을 시시각각 전달하며 팬들과 소통했고, 거리에서 게릴라 퍼포먼스를 열었다. ‘클래식 음악 청중=중장년층’이라는 공식을 깨고 청중의 연령을 10~20대로 끌어내렸으며, 클래식 음악회를 팝스타 콘서트 같은 함성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가 하면, ‘디토’의 이름을 딴 청바지와 피아노 등 파생 상품을 만들기도 했다.

앙상블 디토는 2009~2011년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유료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비인기 장르인 실내악 공연으로서는 이례적이었다.

올해 디토 페스티벌 기간 중 앙상블 디토의 무대는 두 번.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 앙상블 디토의 합동 무대(6월18일)와 ‘혁명가들’이라는 부제를 단 앙상블 디토의 10번째 시즌 공연(6월28일)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첼리스트 마이클 니컬러스에게는 앙상블 디토와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이 밖에 리처드 용재 오닐이 비올라 단원으로 활동중인 현악사중주단 에네스 콰르텟이 4일간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완주(6월25~26일, 7월1일, 3일)하며,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괴짜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의 듀오(6월12일), 2014년 카살스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첼리스트 문태국과 2015년 부소니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듀오(6월15일), 차세대 목관오중주단 파이츠 퀸텟의 국내 데뷔 공연(6월16일 엘지아트센터),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리사이틀(6월17일)이 예정돼 있다.

앙상블 디토의 리더이자 디토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올해로 하나의 큰 사이클을 끝내고, ‘2기’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는 아이돌이 아닌 성숙한 음악가로 자리매김한 멤버들이 어떻게 앙상블 디토와 디토 페스티벌을 이어 나갈지, 이번 무대에 힌트가 숨어 있을지 모르겠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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