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단 라스는 연극을 놀이 삼아 다양한 삶의 모습을 무대화해왔다. 창작집단 라스 제공
[젊은극단을 찾아서] (8) 라스(LAS)
2009년 창단, <헤라…> 등 14편 올려
이기쁨·신명민·홍보람 3인3색 연출
다양한 삶 감각적 표현으로 무대화
“우리가 재밌어야 관객도 재밌잖아요?”
2009년 창단, <헤라…> 등 14편 올려
이기쁨·신명민·홍보람 3인3색 연출
다양한 삶 감각적 표현으로 무대화
“우리가 재밌어야 관객도 재밌잖아요?”
“우리한테 재미없으면 관객도 재미없잖아요? 재미로 만들던 작품이 이제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제작 환경이 어렵다지만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동력을 만들 겁니다.”(이기쁨 대표·연출)
창작집단 라스(LAS)는 ‘반짝이는’ 극단이다. 라스는 ‘반짝임, 활활 타오름, 놀이, 몰두’란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이들은 “연극은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삶을 감각적인 표현으로 무대화하려 노력한다. 연극이라는 울타리 안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연극, 무용, 음악, 미술, 영상 등 장르를 넘나들며 공감을 얻겠다는 각오다. 2009년 창단한 라스는 2010년 <장례의 기술>을 시작으로 모두 14편의 작품을 올렸다. 단원 21명 가운데 배우는 14명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가 주 연령대다.
라스는 ‘삼두마차’다. 흔히 이기쁨 대표만 알지만, 신명민·홍보람까지 합쳐 세 명의 연출이 서로 다른 개성으로 극단을 이끈다.
먼저 이기쁨(32) 연출은 “장면의 이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시청각적인 부분(음악과 조명)에 무게를 둡니다. 그리고 전체를 아울러 ‘버무리는 부분’에 신경을 씁니다”라고 했다. 2010년 고선웅 연출의 <칼로막베스>의 무대감독을 거쳐, 지난해 <대한민국 난투극>을 작·연출하고, 올해 3월 산울림극장에서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한송희 작)를 상연했다. 특히 <헤라…>는 여성 연출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리스 신화 속 세 여신한테 동시대성을 불어넣어 현대사회 사랑의 본질을 파헤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는 1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소년 B(비)>를 공연중인 신명민(30) 연출은 인간 내면과 사회의 부조리함을 위트 있게 표현한다. 2013년 ‘연출 입봉작’인 <복덕 가아든>은 앙코르 공연으로 이어져, 첫 작품이 대표작이 됐다. ‘서울문화재단 뉴스테이지’ 사업에 뽑혀 내년 1월엔 <우리별>을 올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홍보람(33) 연출은 음악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뮤지컬 <찰리 브라운>의 세션으로 시작한 그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해 작곡 능력까지 갖췄다. (레드 라이온스)를 비롯해 16~26일 올리는 초연작 <인터뷰> 역시 음악이 단연 빛난다. 그는 사랑 이야기를 매력적인 음악에 담는 ‘소극장 라이브 음악극’을 추구한다.
한 창작집단에 세 명의 연출이 있어 좋은 점은 서로 보완해준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연출을 하면 다른 이들은 무대감독과 조연출을 맡아주는 식이다. 그래서 라스의 작업은 ‘따로 또 같이’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 초심대로 ‘즐거운 놀이’를 계속할 수 있을까?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고 고통스럽지만, 우스운 건 우스운 대로 괴로운 건 괴로운 대로 삶의 두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려 합니다.” 이기쁨 연출의 다짐이다. <끝>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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