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돈화문 길 건너편에 지상 1층, 지하 3층으로 지은 서울돈화문국악당. 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
미관 해치던 주유소 대신 들어서
140석 규모로 한옥 세련미 뽐내
9월 개관전 축제…9일 첫 공연
140석 규모로 한옥 세련미 뽐내
9월 개관전 축제…9일 첫 공연
창덕궁과 국악당이 맞절한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길 건너편에 서울돈화문국악당이 들어섰다.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궁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온 주유소를 없애고 대신 지은 시설이다. 돈화문을 향해 두 팔을 벌린 듯한 열린 구조, 기와를 얹은 한옥 지붕의 중첩미와 높낮이로 전통 한옥의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고궁을 산책한 뒤 국악을 감상하기에 분위기나 거리가 안성맞춤이다.
한옥 양식을 바탕으로 현대 양식을 혼합한 국악당은 지상 1층, 지하 3층이다. 지하 2층과 3층은 140석 규모의 국악 전문공연장, 지하 1층은 공연자 시설, 지상 1층은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어쿠스틱(자연음향)에 맞도록 설계한 공연장은 통상 국악공연장의 잔향인 0.9초대를 유지한다. 잔향은 소리가 그친 뒤에도 남아서 들리는 음향으로, 수치가 높으면 거의 ‘목욕탕 음향’이고 낮으면 소리가 건조하다.
새로운 공간에 새로운 국악의 숨결이 스며든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9월1일 개관을 앞두고, 9일부터 7월23일까지 개관 전 축제 ‘프리 앤 프리’(Pre & Free)를 연다. 국악계의 미래를 짊어질 실력 있는 연주자들과 시민예술가 단체가 참여해 풍성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9·10일 첫 무대를 장식할 이승희는 ‘임선문 경기무악 대풍류’ 가락을 복원해 해금과 연희가 어우러지는 놀음판을 벌이고, 11일 이지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가야금 수석은 자작곡들로만 구성한 공연으로 관객에 다가간다. 15일 곽재혁이 피리정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데 이어 16일 김현희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수석이 ‘이야기가 있는 해금 콘서트’를 준비한다. 18·19일엔 연희극 창작집단 ‘극악무도’의 ‘모던레퀴엠-씻김’, 21·22일엔 한국음악앙상블 호나(HONA)가 ‘여행자: The Nomadic Life’, 24·25일엔 25현가야금 연주자 서정민이 ‘코스모스’를 선사한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연도 이어진다. 27일~7월3일을 ‘시민주간’으로 지정해, 아마추어 국악 동호회를 대상으로 공모, 선정된 시민예술가 단체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서울돈화문국악당 김정승 예술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되며, 음악적 지도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개관 전 축제는 모든 공연의 관람료가 3천원이다. (02)3210-7001~2.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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