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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잠자는 동화를 깨운 뱀파이어의 키스

등록 2016-06-15 15:03수정 2016-06-15 19:44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감상포인트 셋
매슈 본의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음악과 이야기 뼈대만 남긴 채, 뱀파이어의 등장과 이야기 중심 안무를 통해 21세기형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음악과 이야기 뼈대만 남긴 채, 뱀파이어의 등장과 이야기 중심 안무를 통해 21세기형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원래 잔혹동화다. 1634년 첫 출판본 <해, 달 그리고 탈리아>는 강간, 불륜, 식인귀까지 등장하는 ‘19금’이었다. 1812년 독일의 그림 형제는 잔혹한 장면을 뭉텅뭉텅 가위질해 해피엔딩으로 싹 바꿨다. 아 동화스러워라, 긴 잠에 빠진 공주가 이웃 나라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다니…. 이 러브 스토리는 동화로 시작해 발레, 애니메이션, 영화 등 변주와 변신을 거듭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안무가 매슈 본(56)은 이 동화를 댄스 뮤지컬로 새롭게 썼다. 그는 가장 여성적인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가장 파격적인 남성 군무로 거듭나게 했었다. 백조를 관찰해 사납고 포악한 성격을 발견해 작품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번엔 고전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이야기 뼈대만 남긴 채 새로운 캐릭터와 안무를 창조했다. 공주는 말괄량이가 되고, 뱀파이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선과 악이 공존한다. 고전 안무의 문법을 버리고 춤꾼 표현력 위주로 새로 짰다. 이달 서울에서 아시아 초연하는 매슈 본의 최강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주요 감상 포인트를 짚었다.

매슈 본의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음악과 이야기 뼈대만 남긴 채, 뱀파이어의 등장과 이야기 중심 안무를 통해 21세기형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음악과 이야기 뼈대만 남긴 채, 뱀파이어의 등장과 이야기 중심 안무를 통해 21세기형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이야기꾼 매슈 본
22살 현대춤을 배우기 전까지 매슈 본은 무용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비비시>(BBC) 기록보관소에서 영화와 다큐멘터리만 줄창 보면서 스토리텔링에 빠져들었다. 국립극장 안내원으로 일하면서 연극·무용에도 관심을 키웠다. 전통 무용을 통해선 배울 수 없는 극적인 이야기 구조와 화법을 익힌 그가 스토리텔링의 강자가 된 것은 당연했다. “그래, 무용을 한번도 접한 적이 없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자”는 생각으로 발레, 현대무용, 뮤지컬, 영화, 사교댄스 등 모든 장르를 아울러 이야기를 전달했다.

1992년 <호두까기인형>, 1995년 <백조의 호수> 등을 새롭게 만든 그는 “스토리텔러”로 불린다. 그의 이야기는 새로운 캐릭터 창조로부터 시작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원작 발레에서 나약하고 말 잘 듣는 오로라 공주를 ‘주체적인 여성’으로 확 바꾸었다. 왕궁의 정원사 레오와 사랑에 빠지는 말괄량이로 그려진다. 원작에는 없었던 마녀의 아들 ‘카라독’을 등장시켜 공주를 사랑하는 정원사 레오와 삼각관계를 만들어낸다. 왕자와 공주뿐 아니라 악인들까지 매력적으로 만든다. 생생한 캐릭터를 만드는 힘, 언론이 그를 “스토리텔러”라고 부르는 이유다.

#뱀파이어
매슈 본이 새롭게 만들어낸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가장 강렬한 특징은 뱀파이어의 등장이다. 영화를 통해 현대 대중문화의 코드가 된 뱀파이어를 끌어들임으로써 이 오래된 중세 동화는 순식간에 21세기 이야기로 변신한다. 영화 <트와일라잇>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뱀파이어 스토리’를 원작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것이다. 매슈 본의 끝없는 상상력은 ‘100년을 기다린 사랑’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왕실 정원사 레오와 사랑에 빠진 오로라 공주는 마녀의 저주에 걸려 100년간 잠이 든다. 레오는 ‘뱀파이어 요정’ 라일락 백작에게 목을 물려 영원한 삶을 얻게 되고, 공주가 깨어날 때까지 그 곁을 지킨다. 마침내 ‘100년 동안의 고독’을 깨는 세기적 입맞춤. 뱀파이어 스토리는 동화와 ‘행복한 결합’을 이룬다.

#1인3역 리암 모어
이번 공연에서 또다른 관심은 ‘1대 빌리’ 리암 모어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는 것. 그는 2005~2006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로 출연해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무용수로 성장한 그는 2011년 ‘뉴 어드벤처스’에 입단했다. 특히 리암 모어는 이번 공연에서 카라보스, 카라독, 라일락 등 1인3역으로 출연한다.

우선 1부에서 마녀 카라보스를 맡아 오로라에게 저주를 내린다. 여성 역할에 이어 2부에서 리암 모어는 카라보스의 아들 카라독을 맡아 어머니의 복수를 꾀하며 오로라를 유혹한다. 카라보스와 카라독 역을 동시에 맡으며 선과 악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그는 세번째 역 라일락도 맡는다. 오로라 공주를 수호하는 요정들의 왕이다. 이번 공연에서 1인3역은 리암 모어 혼자다. 오는 22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엘지아트센터. (02)2005-0114.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SLEEPING BEAUTY by Bourne, , Director and Choreographer - Matthew Bourne, Designer - Lez Brotherston, Lighting - Paule Constable, New Adventures, Theatre Royal, Plymouth, 2015, Credit: Johan Per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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