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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처음으로 부모님이 티켓을 달라고 하네요”

등록 2016-06-21 14:06

한국에서 첫 공연 하는 한인2세 밴드 런리버노스 이메일 인터뷰
“‘교포밴드’보다는 미국 록을 하는 한국인 밴드로 봐주셨으면”

결성 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는 한인2세 밴드 런리버노스.펜타포트락페스티벌 제공
결성 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는 한인2세 밴드 런리버노스.펜타포트락페스티벌 제공
록밴드 런리버노스가 한국을 찾는다. 이들에겐 ‘한국’이라는 말이 특별한다. 런리버노스는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리더 알렉스 황, 기타 다니엘 채, 바이올린 제니퍼 임, 베이스 조 전, 키보드 샐리 강, 그리고 드럼 존 정 등 한인2세 6명으로 구성된 록밴드다.

데뷔곡이자 출세곡이랄 수 있는 ‘몬스터 콜링 홈’(Monster calling home)은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를 그렸다. 가사에는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는 낯설은 아들(바로 밴드 멤버 자신)에 대해서도 읊는다. 몇 가지 드라마틱한 사건을 거치며 런리버노스 밴드는 티브이쇼에 출연하고 메이저와 계약하며 일약 신데렐라가 되었고 2014년 동명의 셀프타이틀 앨범을 발표했다. 올 2월 2집 앨범 <드링킹 프롬 어 솔트 폰드>(Drinking From a Salt Pond)를 냈다. 8월21일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를 앞둔 이들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멤버들은 한국말을 조금씩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터뷰는 영어로 이루어졌다.

알렉스 황이 작곡을 전담하다가 2집에서는 모든 멤버가 작곡에 참여했다. “모두 한 방에 모여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적이 있었고, 그런 갈등들을 스튜디오에서 음악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물들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다니엘) 악기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알렉스는 어쿠스틱 기타 대신 일렉트릭 기타를 잡았고 “자연스럽게 강렬한 사운드로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좀 더 그루브한 기타 라인, 베이스, 드럼 사운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존) 그렇지만 바이올린을 켜면서도 노래를 부르는 등, 절정 부분의 합창은 여전히 힘찬 응원의 소리로 들린다. “각 멤버들의 목소리가 하나의 음악이 되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제니퍼)

여전히 2집에도 ‘사랑 노래’는 없고(알렉스는 “모든 노래가 사랑 노래”라고 말한다) 정체성을 고민하고 세계를 철학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유독 ‘섀도우’(shadow)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런 오어 하이드’(Run or Hide)에서는 딴 사람의 그림자가 자신에게 드리워지고, ‘데이비드 로빈슨’(David Robinson)에서는 스포트라이트 반대편의 의미가 드러나고, ‘29’에서는 그림자가 사실은 진실이라고 말한다. “‘섀도우’는 우리 내면의 두려움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도망가려고 하는 것 같다.”(다니엘)

앨범 제목은 거친 세상을 드러내면서도 이들의 결성배경인 한인교회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소금’이란 단어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성경에서도 염전에서 맑은 물이 나오는 내용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모순이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다. 끔찍한 악행과 엄청난 선행이 공존하고 있는 세상이다. 그 사이에서 좋은 음악과 예술이 탄생하고 있고, 우린 계속 그런 걸 만들어 가려고 한다.”

앨범의 첫 곡은 ‘장례 행렬’(Funeral Parade)이다. 이 곡은 마지막 트랙 ‘윈터 윈드(Winter Wind)’에서 이어진다. “큰 그림을 그리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 죽음, 장례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알렉스)

한국 공연 소감을 물었다. “‘교포밴드’라는 시선보다는 미국 록을 하는 한국인 밴드라는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부모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보통은 내가 먼저 공연 티켓을 드리는데, 이번엔 부모님들께서 먼저 티켓을 구해달라고 하셨다. 한국에 계신 친구, 친척 분들에게 많이 말씀하셨다고 들었다. 이번 내한공연 소식을 통해, 부모님들께서도 우리들의 음악을 좀 더 진지하게 들어보신 것 같다.”(다니엘)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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