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쏟아지는 7월, 짙푸른 피아노의 숲이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차세대 거장으로 꼽히는 김선욱이 이틀, 사흘 간격으로 한 무대에 오른다.
가장 먼저 조성진(22)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순간을 재연한다.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얀 파스칼 토르틀리에(69)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도이체그라모폰(DG)과 전속 레코딩 계약을 맺은 조성진은 최근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자난드레아 노세다(51)가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와 같은 곡을 녹음했다. 런던 왕립음악원 교향악단 수석 객원지휘자인 토틀리에는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애초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맡을 예정이었지만, 정 전 감독의 사퇴로 그가 대타로 나섰다. 입장권은 지난해 말 이미 매진됐다. 1588-1210.
이틀 걸러 17일엔 백건우(70)가 같은 장소에서 안토니오 멘데스(32)가 지휘하는 스페인 최고의 국립 오케스트라인 ‘스페인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 이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이다. 백건우는 유럽에서 자신을 알린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와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을 들려준다. 멘데스는 2010년대 중반 세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라틴계 지휘자로, 투리나의 ‘환상적 무곡’과 파야의 ‘삼각모자 모음곡’ 1번과 2번을 들려준다. (02)599-5743.
이어 사흘 걸러 20일엔 김선욱(28)이 역시 같은 장소에서 리사이틀에 나선다. 모차르트 환상곡 K397, 슈베르트 소나타 D894,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등 장기인 독일·오스트리아 피아니즘의 정수를 선보인다. 33개 변주곡으로 이뤄진 ‘디아벨리 변주곡’은 연주 시간만 한 시간에 달한다. 서울 공연에 앞서 14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5일 안양 평촌아트홀, 16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02)599-5743.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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