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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 음악시장도 ‘브렉시트 후폭풍’

등록 2016-07-07 16:30수정 2016-07-07 20:35

연주·녹음 등 영국-유럽 왕래 불편
유럽음악축제는 직접 타격 입을듯
연주료 명목 파운드화 보유했다가
환율 폭락으로 손해입은 기획사도
저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신의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에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 매우 슬픈 결정”이라고 일갈했다.
저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신의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에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 매우 슬픈 결정”이라고 일갈했다.
지난달 23일 영국 국민투표 결과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클래식 음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클래식 음악의 본산인 유럽의 음악가들은 그동안 유럽연합 체제하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받으며 톡톡히 혜택을 누려왔다. 무대가 있는 곳이라면 유럽 어느 나라든 쉽게 왕래할 수 있었고, 국가를 초월해 이뤄낸 협업은 수준 높은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단일 화폐인 유로화 덕분에 연주료나 세금 정산도 수월했다.

그중 영국은 오늘날 클래식 음악 산업의 리더 격인 나라다. 런던은 아스코나스홀트, 해리슨패럿 등 대형 매니지먼트사와 음반사의 본부들이 위치한 도시이며, 가장 많은 공연 상품이 소비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계 클래식 음악 산업의 선두주자 격인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들과 분리되면 시장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음악가들은 당장 연주, 음반 녹음 등을 위한 유럽과 영국 간 왕래에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 매해 세계 각지에서 연주자들을 불러모으는 유럽의 국제음악축제들은 기획 및 재정 운영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클래식 음악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인류 공통의 가치들은 브렉시트의 밑바탕인 국가주의, 배타주의에 의해 상처 입게 된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온 뒤, 클래식 음악가와 관계자,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실망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버밍엄 시립교향악단의 스티븐 매독 사장은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며 “오케스트라의 유럽 간 자유이동이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이며, 영국 경제가 악화될 경우 티켓 판매, 예산 조달, 공적 자금 수혜 등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저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신의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 매우 슬픈 결정”이라며 “유럽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까를 묻기 전에, 우리 스스로 어떻게 유럽을 북돋우고, 굳건히 하고, 통합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럽 출신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스크래치 오케스트라는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미로, 런던 트래펄가 광장의 세인트마틴인더필즈 교회 앞에 모여 인류의 화합과 우애를 상징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를 연주했다.

이 밖에도 유럽연합 국가와 비유럽연합 국가의 연주자들에게 다른 세금 체계가 적용될 경우 계산이 복잡해질 거라는 우려, 영국 대신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이 클래식 음악 시장을 주도하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클래식 음악계 안팎에서 나왔다.

저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신의 공식 누리집에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 매우 슬픈 결정”이라고 일갈했다.
저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신의 공식 누리집에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 매우 슬픈 결정”이라고 일갈했다.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에 미칠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공연기획사는 연주료 지급 명목으로 파운드화를 보유했다가 환율 폭락으로 손해를 입기도 했다. 다만 대체로는 유럽 연주자와 유로화로 연주료 지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 침체 현상이 심화될 경우 결국 국내 공연기획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파운드 폭락으로 인한 엔화 강세(엔고) 현상이 일본 경기 침체를 가져오면 영국과 일본이라는 세계 클래식 음악의 양대 시장이 몰락해 해당 산업 전체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다니엘 바렌보임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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